유형열 청주시 흥덕경찰서 유치관리팀
[투데이춘추]

퇴근길, 쌀쌀해진 날씨에 동료·친구들과의 정겨운 술자리는 하루의 고단함을 풀고 내일을 위한 에너지 충전의 장이 된다. 적당히 마신 술은 지인들과의 친목을 도모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스트레스를 푸는데 더 할 나위없이 좋은 수단이지만, 자신의 주량을 모르고 마신 지나친 과음은 독이 되어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고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시민술잔이 넘치면 넘칠수록 일선 경찰관들의 근무 긴장도는 더욱 팽팽해 진다. 지난 1월 중순 오후 11시30분경 청주시 흥덕구 모 편의점 앞에서 술에 만취된 채 길가에 쓰러져 있는 40대 남자를 근처에서 순찰근무를 하던 의경이 발견해 깨우려고 흔들자 잠을 깨운다는 이유로 갖은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고 그것도 모자라 주변에 있던 의자를 집어들어 던지는 행패를 부려 급기야 112순찰차가 출동해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하고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했다. 유치장에서도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하면서 문을 걷어차는등 행패를 부리다가 잠이 든 후, 잠에서 깨어나 유치장에 있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수차례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지구대에서 처리하는 사건 중에는 주취자 관련 사건이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그 유형은 도로에 누워 잠을 자는 사람, 차도를 인도인양 위험하게 걸어가는 사람,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한 사람, 술에 취해 이유없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거나 각종 폭력사건 등 과음으로 인한 일탈행위는 수 없이 많다. 공무집행방해죄를 범하면 5년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공권력이 무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욕설과 단순 폭행을 넘어 흉기나 자동차를 이용한 흉포화된 행태의 공무집행방해 사범이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음주단속에 불만을 품고 만취 상태에서 자동차로 순찰차를 고의로 들이받고 포크레인으로 파출소 건물을 파괴하는 등 공권력 경시 풍조가 늘고 있고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검거되는 인원도 급격히 늘고 있다. 공권력 경시풍조는 국법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반복될수록 경찰관의 사기는 떨어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없게 된다. 경찰도 국민의 봉사자로서 정당하고 공정한 법집행에 앞장서야 하며 공무집행방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공권력 경시풍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 공권력이 바로 서는 것이야 말로 안전한 국가, 선진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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