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장학생' 출신 최다빈…3월 세계선수권서 '평창 티켓 도전'
점프 성공률 높아 '컨시퀸' 별명…예술점수 높이는 게 관건

▲ 연기 펼치는 피겨 여자싱글 최다빈.[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기 펼치는 피겨 여자싱글 최다빈.[연합뉴스 자료사진]
▲ 2007년 1월 김연아(맨오른쪽)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는 최다빈.김연아가 최다빈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07년 1월 김연아(맨오른쪽)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는 최다빈.김연아가 최다빈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삿포로=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3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 프로그램.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7.2.23
    hama@yna.co.kr
▲ (삿포로=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3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 빙상장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 프로그램.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7.2.23 hama@yna.co.kr
'피겨퀸' 김연아(27)의 매력에 빠져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최다빈(17·수리고)이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연아 키즈'에서 한 단계 성장해 한국 여자 싱글을 대표하는 '포스트 연아'로 우뚝 섰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끝난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총점 187.54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역대 한국 선수 1호'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에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다빈은 대표적인 '연아키즈'다.

2005년 다섯 살의 나이로 언니를 따라 처음 피겨에 입문한 최다빈은 '피겨퀸' 김연아와 특별한 인연을 맺으면서 선수로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2007년 1월 피겨 꿈나무 6명을 위한 장학금 1천200만원을 내놨다.

당시 김연아가 쾌척한 장학금 수혜자 가운데 일곱 살 '꼬마' 최다빈이 포함됐다.

공교롭게도 최다빈은 김연아의 모교인 수리고에 재학중이고,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에서 한솥밥을 먹는 '끈끈한 인연'을 과시하고 있다.
'김연아 장학생'으로 뽑히는 영광 속에 '연아키즈'로 쑥쑥 성장한 최다빈은 중학교 1학년 때인 2012년 만 12살의 나이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3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최다빈은 2013-2014시즌 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두 차례 출전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특히 2014년 3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162.35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이는 김연아가 시니어 데뷔 직전인 2006년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한국 선수로는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이를 통해 최다빈은 '연아키즈'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최다빈은 2015-2016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와 4차 대회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내며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주니어 무대를 벗어난 최다빈은 2016년 4대륙 선수권 대회를 통해 '시니어 데뷔전'을 치렀고, 8위에 오르면서 '톱10'에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곧바로 이어진 2016 세계선수권대회 데뷔전에서도 14위로 선전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나선 최다빈은 다소 부진했다. 두 차례 나선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는 7위와 9위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최다빈은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지난 16~19일까지 강릉에서 펼쳐진 2017 4대륙 대회를 앞두고 쇼트프로그램의 음악을 기존 '맘보'에서 영화 '라라랜드'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으로 바뀌는 모험을 시도했다. 안무 코치가 맘보의 음악이 최다빈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조언을 해서다.

4대륙 대회 개막 2주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쇼트프로그램 음악을 바꾼 최다빈의 전략은 대성공했고,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5위에 랭크됐다.

최다빈은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쇼트프로그램(61.62점), 프리스케이팅(120.79점), 총점(182.41점) 모두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을 따내는 성과도 올렸다.

기분 좋은 상승세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으로 이어졌다.

애초 최다빈은 아시안게임 출전권이 없었지만 박소연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대체 선수로 발탁돼 삿포로 무대에 섰다.

쇼트프로그램부터 '클린 연기'로 '메달 경쟁자'인 일본의 홍고 리카를 제압한 최다빈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안정된 연기로 한국 선수 역대 첫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금메달리스트의 영광을 맛보며 '포스트 연아'의 주인공이 됐다.

최다빈의 장점은 현역 시절 김연아의 최고 장점으로 꼽혔던 점프 성공률이 높다는 점이다.

점프의 안정성(consistency)이 뛰어나 점프에서 좀처럼 넘어지지 않으면서 '컨시퀸'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다만 기술점수와 비교하면 예술점수가 다소 낮은 것은 고쳐야 할 점이다.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에서도 예술점수 요소들이 전부 6점대에 머물렀다. 은메달을 따낸 홍고가 모두 7점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이제 최다빈의 시선은 오는 3월 세계선수권대회을 향하고 있다. 발목을 다친 김나현(과천고)이 출전을 포기하면서 '대체선수'로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는 대회여서 최다빈의 어깨가 무겁지만 상승세를 앞세워 최대한 많은 티켓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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