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방용태 배재대 중소기업컨설팅학과 교수, 우수학생 1명에 430만원 지원
독일 현지 시장조사 기회 제공, 살아있는 교육 하고 싶어 구상, “학생들에게 도움된다면 만족해”

“학생들이 세계 시장을 이해하면서 대학생활에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재(私財)로 해외 연수를 보냈습니다.”

방용태 배재대 중소기업컨설팅학과 교수(사진)는 임용 10년이 지나면서 이런 고민거리가 생겼다. 동기부여가 강한 교수법이 있어야 학생들이 더욱 신나게 공부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때로 지인들과 만나 가장 효과적인 교수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월급쟁이나 경영자들과 수시로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해외연수 만큼 좋은 교육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인들과 저의 주머니를 털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2학기 ‘중소기업마케팅론’ 수업 첫날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 1명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학생들이 강의실에서만 배운 국제마케팅 이론을 현지에서 체득하고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아있는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왕복 항공료와 여행자 보험, 숙박비 등 제반 비용은 방 교수와 지인들이 틈틈이 모은 430만원으로 충당됐다. 방 교수는 제자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과 넓은 시야로 다가오는 취업시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주머니를 털었다.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이 학과 2학년 학생인 박지원 씨로 선정됐다.

박 씨는 독일 베를린, 함부르크, 슈투트가르트, 뮌헨 등 4개 도시의 마케팅 특성을 연구해 연수 계획을 세웠고 마침내 지난달 6일 출국해 10박 11일 동안 현지 조사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 각 도시마다 3개의 의류회사를 방문해 현지 시장조사와 현지 관계자 인터뷰, 트렌드 조사까지 꼼꼼히 마쳤다.

박 씨는 “해외 현장 조사가 처음이라 덜컥 겁부터 먹었지만 일단 닥치고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해외 연수 기회를 준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2학년인 박 씨는 내달 개강하면 4학년 선배들을 대상으로 해외 연수 준비과정과 현지답사 경험, 한계점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혜택 덕분에 방 교수의 강의는 상종가를 치고 있다. 이번 학기엔 4학년 학생 8명 중 1명이 해외 연수 기회를 득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 교수는 또 다른 고민에 휩싸였다. 앞으로 학생 2명까지 해외 연수를 보낼 비용을 확보했지만 이후엔 금액이 소진되기 때문이다. 그는 “생생한 교육을 위해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해외에 보내고 싶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하지만 제자들에게 강한 학습 유발효과를 보일 것 같아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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