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 사진=이규식
대학생활이 고등학교와 다른 점의 하나로 강의와 강의 사이 비어있는 공강이라는 자투리 시간이 있다. 이 틈새시간은 자유 그리고 나름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일 텐데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 시간에 신문열람대로 가서 한 시간가량 그날치 종이신문을 읽도록 권면한다. 중앙일간지와 지역신문의 톱기사, 사설, 칼럼, 해설기사를 포함하여 관심이 가는 내용을 정독하고 참고 될 만한 기사는 휴대전화로 찍어 자료로 활용하기를 당부한다. 대학 4년간 이 공강 여가시간을 신문읽기로 알뜰하게 보낸 사람들은 하릴없이 낭비한 경우에 비하여 엄청난 지식과 정보, 판단력 그리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곤 한다. PC나 모바일로도 신문을 볼 수 있지만 종이신문 특유의 집중력과 공간감각은 모니터에 비치는 활자인지보다 월등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행간을 살피며 읽는 신문기사는 기억측면에서 특히 탁월한데 자투리 시간 활용은 너나없이 바삐 움직이는 이즈음 대단히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개인 생활스타일은 물론 사회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안을 생각해볼만하다.

가령 장거리 운항 항공편에서는 좌석마다 모니터가 부착되어 각자 취향에 따라 활용이 가능하지만 단거리나 오래된 기종에는 서너 좌석마다 머리 위로 화면이 걸려있어 그럴 수도 없다. 지난 달 탑승했던 에어 뉴질랜드 항공은 약 1~2시간 소요되는 국내선 운항에 기내 모니터로 퀴즈를 낸다<사진>. 1분에 대략 2개 정도 문제를 제시하고 잠시 후 답을 보여주는데 무료한 시간 별다른 생각 없이 집중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의표를 찌르는 흥미로운 문제도 꽤 많아 승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었다. 자투리 시간활용이 본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고속버스나 전철, 열차, 항공기 같은 대중교통편은 물론 공공장소, 각급 학교와 관공서, 금융기관, 접객업소 같은 곳에서 시도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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