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들개떼가 축사에 있는 소를 물어 죽이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이러다가 사람을 공격하지 않을까 여간 걱정이 아니다. 주인한테 버림받은 대형 개들이 야생에 적응해 가축을 습격하면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들개떼가 닭·염소와 같은 몸집이 작은 가축을 습격하는 일은 간간이 있었으나 덩치가 큰 소를 공격한 건 이례적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조처를 취해야겠다.

그제 오후 4시30분께 들개 3마리가 충북 옥천군 군서면 오동리의 한 농장에 침입해 2년생 암소 1마리를 물어 죽였다. 들개떼에 희생된 소는 무게가 250㎏이나 된다. 들개떼는 자신보다 몸집이 10배 이상 큰 소를 공격해 쓰러뜨리는 괴력을 보였다. 죽은 소는 엉덩이와 꼬리 부분이 심하게 물려 뜯긴 상태로 발견됐다. 축사에 있던 다른 소도 다리 등에 이빨자국 상처가 있는 걸로 미뤄 들개떼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축사 주인은 "사료를 주려고 축사에 들어서는 순간 덩치 큰 개 3마리가 뛰쳐나왔다"고 습격 순간을 설명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달 28일에도 들개로 보이는 야생동물이 염소 3마리와 닭 5마리를 물어 죽인 일이 있었다. 그런가하면 지난 21일에는 괴산군 문광면의 한 과수원에서 작업을 하던 농장주가 멧돼지의 습격을 받아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기도 했다.

반려견이라도 주인의 손을 떠나 들에서 오랫동안 지내면 야생성이 회복된다고 한다. 들개떼가 민가로 내려오는 것은 먹잇감을 찾기 위해서다. 3~4마리씩 떼를 지어 가축을 닥치는 대로 습격하고 있다. 들개는 활동반경이 워낙 넓어 개체 수 파악조차 쉽지 않다. 아직까지 사람을 공격한 적은 없지만 안심해서도 안 된다. 들개떼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인이나 어린이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여러 자치단체들이 야생동물 기동포획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야생동물을 잡기도 어렵거니와 계속 번식을 해나가는 까닭이다. 개체수 증가에 따른 생태계 교란도 우려스럽다. 집에서 키우는 개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시민정신이 요구된다. 당국은 야생동물의 출몰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방지책을 강화해주기 바란다. 들개떼가 소를 공격했다면 사람도 표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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