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으로 차량통제땐 농번기 일손 놔야할판”
궂은 날씨속 망연자실

▲ 22일 AI가 발생한 청양군 비봉면 양사리에 위치한 산란계 농장에서 소독약을 실은 차량이 나오고 있다.
“잠잠하다가 갑자기 뭔 일이래요. 청양은 무사히 넘기는 줄 알았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22일 오후 충남도 청양군 비봉면. 한동안 잠잠하던 AI(조류인플루엔자)가 이곳에 위치한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하면서 마을 분위기는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AI 발생 해당농가 입구에는 ‘긴급초동방역’ 입간판이 내걸리고 차량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됐고, 긴급 투입된 방역팀들이 마을 진입로에선 지나다니는 차량의 바퀴에 연신 소독약을 뿌리느라 분주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듯 소방차와 방역차, 소독약을 채운 트럭 등이 발생 농장 주변을 연신 오갔고, 농장 내부에서는 가축방역관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이날 이 농가에서만 9만수의 닭과 반경 500m 55수 등의 가금류 9만 55수가 매몰처분됐다. 방역작업은 농장에서 30m 거리에 있는 무한천에서도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무한천이 철새 이동경로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AI발생 요인을 시기적으로 북상하고 있는 철새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AI가 발생한 농장은 2015년 3월에도 AI로 4만 7000수를 매몰처분한 이력이 있다. 방역당국은 이런 배경을 감안해 무한천 주변의 철새 분변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요청한 상태다.

마을 입구에선 주민 2~3명이 나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주민 한모(48) 씨는 “충남 천안·아산에서 터진 AI 여파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게 웬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라며 “앞서 천안, 아산, 서산 등 충남 타 시·도에서 터질 때 청양에서는 안 터져서 안심했는데, 결국에는 청양에서 터져 또 다시 AI 확산을 우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3) 씨는 “지금 AI가 전국적으로 터져서 닭 값과 계란 값이다 모두 오른 상황에서, 또 다시 값이 띌 것 아니냐”라며 “또 조금 있으면 농번기라 한창 일을 많이 해야하는 시기인데 차량통제로 다른 면에 가지 못하거나, 제한되면 피해가 이만저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날 청양에서 발생한 AI는 지난달 10일 아산에서 마지막 AI가 발생한 이후 43일만에 충남에서 재발한 것으로, 전국적으로는 전날 전남 해남에 이어 하루만에 또 다시 AI가 발생한 상황이다.

청양=윤양수 기자 root5858@cctoday.co.kr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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