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분노있어야 정의세운다”에
안희정 “지도자 분노는 피바람불러”
대선주자 1·2위 기싸움 치열
그동안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던 문 전 대표도 최근 독주 체제를 위협받으면서 조금씩 날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안 지사도 맞받아치면서 공방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안 지사의 이른바 ‘선의 의지’ 발언으로 불거진 양 측간 공방이 21일에는 '분노'로 옮겨붙었다.
전날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선의 의지’ 발언 논란에 대해 “안 지사의 말에 분노가 담겨있지 않고 빠져 있다”며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며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국민의 정당한 분노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안 지사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같은 날 캠프 사무실에서 캠프 인사들을 상대로 "문 전 대표가 아주 정확하게 말씀했다”며 “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저한테 버릇이 됐다. 광화문 광장에 앉아있을 땐 나도 열 받지만, 지도자로서의 분노라고 하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바람이 나느냐”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지사의 '피바람' 언급에 대해)지금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불의에 대한 것"이라며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는가.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대개혁은 정말 오래된 적폐에 대한 뜨거운 분노, 또 그것을 혁파하겠단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동안 친노(친노무현)라는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동지라는 말로 서로를 옹호했던 두 경선 후보가 경선 시점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날카로워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안 지사가 최근 파죽지세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며 독주 체제를 굳히려던 문 전 대표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표가 최근 자신과는 다른 대선 행보로 지지율을 빠르게 끌어 올리고 있는 데에 대한 견제구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심판이 인용될 경우 머지않아 경선에서 맞붙어야 할 두 대선 주자간의 기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