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연 공주대 겸임교수
[투데이포럼]

몇 년 전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서예 글을 어느 법사님으로부터 받았다. 바로 표구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서두를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에 때가되면 하려고 보관했는데 책상을 정리하며 필요한 물건을 찾다가 다시 보게 됐다.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하지만 그 마음을 어떻게 해야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물론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삶에 있어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세상 이치가 아닌가 싶다. 마음대로 된다면 어려울 게 뭐 있겠는가.

연초에 모 언론사 기사에 ‘中 "한국행 안돼" 관광업계 초긴장’이라는 보도를 접하면서 FIT 고객에게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봤다. 마음대로 할 수만 있다면 중국 단체관광객을 모두 FIT고객으로 만들어 관광업계의 시름을 덜 수 있겠으나 단체관광객을 FIT 고객으로 충북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쉬운 일도 아님은 분명하다.

관광과 학생들과 FIT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한번 왔던 손님이 다시 올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단체관광으로 오신 고객을 어떠한 프로그램으로 만족시켜야 고객이 다시 찾아 올 수 있을까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

토론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정기노선의 필요성이다. 특히 지방공항의 어려움이 많이 논의됐다. 정기노선을 확보하기 위해선 공항과 항공사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고객이 만족할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는 공감대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고객이 또 보고 싶고, 다시 먹어보고 싶고, 한 번 더 즐거움을 느낄만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사용자가 외면하면 그 프로그램은 무용지물이 된다. 어떻게 했을 때 사용자가 손뼉을 마주칠 수 있을까?

오래 된 일이지만 호텔을 운영할 때 고객이 호텔을 찾는 이정표에 대한 불평이 많았다. 그래서 도로 표지판을 세우기 위해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결국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그때 다른 곳은 어떻게 하나 알아보기 위해 다른 도시를 방문하게 됐다. 그곳은 매우 잘 돼 있었다. 관광정책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궁금했다. 그래서 담당자를 찾아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참으로 중요한 말을 들었다. 그 도시는 관광정책을 하는 주무부서의 인사 이동이 없다는 점이다. 특별히 업무에 과오가 없는 한 10년이고 20년이고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 놓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정책이 채택됐을 때 얼마나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귀띔해 줬다.

씨앗을 뿌린다고 하루아침에 싹이 트고 며칠 만에 다 자라, 꽃 피고 열매가 맺는 것은 아니다.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좋은 기획이 있어야 하고, 그 기획이 성공할 수 있도록 면밀한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그 기획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뒷받침을 해야 한다. 단기적인 기획은 성공할 수 없다.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전세기보다는 정기노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대한 관심과 지혜를 모아 FIT 고객이 단체관광객을 앞질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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