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후 신호 짧아져 정체 극심
인근 ‘교통섬’ 대형사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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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개통된 카이스트교 인근 갑천네거리 일대가 교통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 교통량이 좌회전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주기의 ‘직좌신호’ 체계로 인해 교차로통행위반 차량이 증가하면서 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완공된 대전 서구 갑천네거리 카이스트교 일대가 교통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심 속 하천으로 인한 이동불편과 교통 포화도 분산을 유도해 교통유발 비용을 줄이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운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 교통영향평가의 전면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통된 카이스트교는 길이 272.5m, 폭 25.9m이며, 개통 후 인근 도로를 지나는 차량은 일평균 2만 6000여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함께 둔산 지역에서 대덕특구 간 통행시간이 평균 3분, 출퇴근 혼잡 시간에는 최대 10분 가량이 각각 단축될 것으로 전망돼 교통체증 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개통 2개월여가 지난 현재 이 구간에 대한 교통 불편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민원의 대부분은 “한밭지하차도부터 갑천네거리(카이스트교 앞)의 직진과 좌회전 신호가 짧아져 1㎞ 구간 전체가 극심한 정체를 빚는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민원은 카이스트교 완공 이전에는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교량 공사 이전 해당 구간은 삼거리 교차로로 좌회전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후 카이스트교 개통 시점부터 좌회전과 함께 직진 통행이 가능해지자 전체 교통량이 늘어났지만, 해당 구간의 주 교통량이 좌회전임에도 신호체계는 직진과 좌회전 신호가 동시에 들어오는 ‘직좌신호’ 체계에 머물렀다. 폭주하는 교통량을 감당하기엔 터무니없는 신호체계가 자리잡은 셈이다.

이런 상황을 마주한 시민들은 개통 이후 곧바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와 경찰의 대응은 다소 소극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시와 경찰은 개통 직후인 지난해 12월 27일과 올 1월 24일 두 차례에 걸쳐 직좌신호를 각각 수초 증가시킨 것 이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갑천네거리는 네방향 횡단보도가 있어 보행자 최소 보행시간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 각 방향별 신호시간을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신호시간을 대폭 연장하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극적인 대응에 견디다 못한 시민들이 3차로에서 불법 좌회전을 감행하고 있지만, 좌회전 직후 도로 한가운데 보도블럭으로 이뤄진 ‘교통섬’이 갑작스레 나타나는 도로 구조상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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