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45조704억·여신 43조4646억
깐깐한 여신심사로 대출자 몰린 탓

지난해 저축은행의 예대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경기둔화로 고금리를 찾아 헤매는 예금수요자들의 저축은행 방문이 늘면서 개인 신용대출 취급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본보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저축은행 예대율이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45조 704억원으로 2015년 동기 대비 19.72%(7조 4237억원) 늘었으며, 여신 잔액 또한 43조 4646억원으로 1년새 22.15%(7조 8808억원)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예대율도 96.44%를 기록, 2015년 대비 1.92% 올라 1997년(103.58%)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더불어 지난해 3월부터 정부가 시중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관련 소득심사를 강화하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등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저축은행으로 대출신청자들이 늘어난 점도 한몫하고 있다. 심지어 대부분 저축은행의 경우 ‘바로바로 대출’, ‘3분만에 단박대출’, ‘단순 신용조회로 최대 300만원 대출’이라는 달콤한 대출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실제 일부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나서 상품 출시 한 달 만에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경쟁적으로 신용대출을 늘리면서 예대율도 많이 올랐다"며 "올해도 시중은행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자들의 대출신청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무리한 대출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관리 모드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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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율=은행이 금융소비자들에게 받은 예금 잔액에서 대출로 나간 잔액 비율이다. 예를 들면 예대율이 90%라면 100억원을 예금으로 받아 90억원을 대출로 빌려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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