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투데이춘추]


눈보라가 휘날리는 동장군의 맹추위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다시금 세찬 칼바람이 온몸을 감싸온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영하의 매서운 추위보다 더 고통스런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아동학대로 피해를 받고 있는 연약한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다. 현재 많은 어른들이 성인도 견디기 힘든 폭력적·억압적 행위들을 훈육이란 이름으로 정당화하여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일삼고 있다. 실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2010년 9199건에서 2016년 2만 4690건으로 6년간 약 2.5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가해자의 약 80%가 부모로서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수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이토록 힘들게 만들었을까? 

첫 번째 이유가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다. 상당수 가정에서 불규칙한 경제적 수입, 실직, 그 밖의 빈곤 문제를 타개하지 못해 고뇌하다 결국 그 스트레스를 아무 죄 없는 아이들에게 온갖 비상식적인 행위로 풀고 있다. 둘째, 부모의 정서적 불안정과 자녀에 대한 이해 및 배려의 부족이 우리 아이들을 학대의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셋째,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아동보육시설에 근무하는 일부 직원의 책임에 걸맞지 않는 도덕적 의무 결핍과 교사로서의 자격 미비가 더 큰 문제를 낳았다. 

단언컨대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처방전은 교육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동학대의 신고의무가 있는 어린이집 및 유치원 교사, 그리고 교직원의 경우에는 연 2회 아동학대의 유형 및 실태, 아동학대 예방방법 등에 대해 의무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교육을 받아야 할 학부모에 대해서는 법에 별다른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아동학대를 발견할 경우시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극히 남의 가정일이라고 치부한다면 정작 내 자녀 및 내 친구가 아동학대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곁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교육은 화를 내지 않고도 자녀의 모든 것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능력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아이들의 마음의 소리에 경청할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소통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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