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10년간 청주시 법인지방소득세 납부 1위 기업의 납부액이 무려 26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 363억 8905만 원, ㈜LG화학 청주공장 148억 7018만 원, ㈜LG생활건강 청주공장이 28억 2633만 원을 납부했다. 2007년 납부액 1위였던 LG산전㈜ 2공장의 14억 828만여 원에 비해 25.8배 늘어난 규모다.

SK하이닉스와 LG계열사들은 고용순위에서도 1·2위를 기록하고 있어 청주지역 경제의 양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다만, 지난 10년간 지방소득세 상위 순번에 향토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 위치한 자화전자㈜만이 2015년 6억 8697만 원을 납부해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기업이 내는 법인지방소득세는 각 자치단체의 일반회계에 귀속돼 다양한 사업추진에 활용되고, 지자체의 재정운용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국의 각 자치단체가 앞다퉈 기업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기업이 자치단체에 기여하는 게 얼마나 큰지는 다른 지역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산·창원·진해가 통합한 창원시에는 창원국가산단, 마산자유무역지역, 진해국가산단을 중심으로 45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천안·아산지역은 삼성을 비롯한 IT기업을 주축으로 새로운 경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고개를 돌려 이웃나라를 봐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불과 20여년의 개방을 통해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세계 2위에 도약했다. 그 핵심전략은 외국인기업 유치였다.

문제는 지역균형발전을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완화 시도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은 이미 돈, 사람, 권력 등 국가의 모든 자원을 집중시켜 국가적 폐해를 양산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자치단체 역시, 무조건 구애한다고 기업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내려오겠다고 손을 내밀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대적이다. 교통·정주여건·산업 인프라 등 기업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입주환경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본질은 행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의 혁파에서 출발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