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 설치 철책 넘으려다 유혈사태…최소 5명 부상

아프리카 난민 600명, 모로코서 스페인령 진입시도…경찰과 충돌

접경 설치 철책 넘으려다 유혈사태…최소 5명 부상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아프리카 난민이 집단으로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 사이 철책을 넘으려다 경찰과 충돌해 최소 5명이 부상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난민 수백명이 모로코와 세우타 접경에 설치된 철책을 넘으려다 국경수비 경찰대와 유혈사태를 빚었다.

이번 충돌로 경찰관 3명과 난민 2명 등 최소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철책선의 보안 카메라에 약 600명이 잡혔고 이 중에는 철책을 끊기 위한 절단기와 쇠막대기 등을 소지한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 가운데 300명 가량이 전기가 흐르는 6m 높이의 철책을 통과해 세우타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맨 손으로 철책을 넘는 과정에서 손바닥에 피가 날 정도의 화상을 입은 난민도 있었다.

아프리카 출신 난민 수백명이 한꺼번에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하기는 올해 1월1일 이후 처음이다.

세우타는 모로코 북동부 해안에 자리한 스페인령으로 아프리카와 국경을 맞댄 유럽연합(EU) 회원국 영토다.

이 곳은 유럽으로 건너가려는 북아프리카 난민들이 밀입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가 됐다.

스페인은 1990년대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세우타와 그 인근의 멜리야에 높이 6m 상당의 이중철책을 세웠다.

일부 난민들은 이후 여러 차례 쇠막대기와 철제 절단기, 돌 등을 가져다 철책 밖에 있는 문을 열려고 시도했으며, 이를 막으려는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 수비대를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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