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무서운 기세로 오르면서 '마의 벽'으로 불리는 20%를 넘어섰다. 안 지사는 리얼미터 조사결과 15일 21.1%를 기록했고, 이번 주간 집계에서도 2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앤써치 조사 결과도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29.5%), 안 지사(20.1%), 황교안 대행(18.1%),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10.0%), 이재명 성남시장(9.0%)순으로 나타났다. '안희정 돌풍'이 현실화 될 것인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데 이어 김정남 피살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안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건 주시할 대목이다. 안 지사가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받을만한 행보를 보인 덕분이다. 역대 선거에선 안보 이슈가 돌출하면 야권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안 지사의 지지율 20% 돌파 의미는 각별하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가 그제 안 지사의 지지율이 20%를 넘는다면 민주당 경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 안 지사가 한판 승부를 벌일 공산이 크다. 1위 후보와 2위 후보 간 역동적인 경선 분위기가 조성되면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경선 구도의 흥행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민주당이 15일부터 200만명을 목표로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경선에 이어 본선에까지 국민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건지 지켜 볼일이다.

안 지사의 지지 기반은 충청을 비롯해 서울, 영남 등 지역별 그리고 연령별로도 고른 편이다. 이념적으로도 중도 보수층의 지지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당장 경선 과정에서 이들이 선거인단에 대거 참여해야만 안 지사에 유리할 터인데 과연 그리 될 것인지 단언하기 힘들다. 설령 안 지사가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이들이 다른 중도 보수 후보로 옮겨 갈 개연성도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게 안 지사의 과제다.

안 지사는 엊그제 "우리가 꿈꾸는 충청대망론, 그걸 뛰어 넘는 '대한민국 대망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검증 과정에서 국민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정치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유능한 50대 후보, 겉과 속이 같은 믿음직한 인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가 키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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