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
[투데이포럼]

최근 50년 동안 세계 농업 생산성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변화하였다. 인구는 1960년 30억 명에서 최근 73억명으로 증가하였다. 늘어난 식량 수요를 충족하고자 농업생산성은 매년 평균 2% 이상 꾸준히 늘려왔다. 주요 식량작물인 밀, 벼 등은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식인 쌀의 생산성은 2배로 늘어났고, 겨울에도 신선한 고추와 상추를 생산하여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문화를 연중 가능하게 만들었다.

세계 농업기술 변화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특징은 농업생산성 증진요인의 변화이다. 자본집중 투입에서 신기술혁신으로 전환되었다. 둘째는 공공영역에서 농업기술개발 주도국이 경제 선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세계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세계 농지 면적은 1960년대부터 연 평균 0.20% 증가에 머물렀지만, 인구의 증가는 연 평균 1.68%이었다. 생산성 증가를 위해 농지를 늘리는 것은 한계에 도달했다. 초기에는 단위면적당 생산성 증대를 위해서 농기계, 비료, 농약 등 자본의 투입을 집중하면 됐다.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농업생산성 증대를 위한 자본 집중 투입 효과는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에 생산성 증대의 주요 동력은 '신기술과 효율화'가 차지하게 되었다.

1960년 세계 농업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62억 달러 이었는데 50년 뒤인 2011년에는 6배 증가한 381억 달러였다. 농업기술개발 투자 주도가 미국 등 선진국 그룹에서 중국 등 중진국 그룹으로 이동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농업연구개발을 위하여 공공영역에서 연 47억 달러를 투자하였고, 민간영역에서는 연 60억 달러를 투자하였다. 당당히 농업기술혁신 주도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농업기술혁신 투자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농업생산성 증진 효과를 보여준다. 브라질은 농업기술혁신 투자와 광대한 농업생산인프라로 콩과 옥수수 등 곡물수출국으로 성장하였다.

세계 농업은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농업의 신기술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농업 생산면적이나 농업인구는 전 세계의 1%로도 되지 않는다. 우리 민족은 보릿고개를 경험했다. 식량 확보의 중요성을 어느 민족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 과거 50년 동안, 농업기술개발 투자를 12배로 늘렸다. 마침내 '녹색혁명'으로 쌀 자급을 이뤘고, '백색혁명'으로 겨울에도 열대 신선채소를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다가오는 2030년 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바이오경제시대! 이제 우리의 농업 신기술혁신은 1%의 자본으로 세계 99%의 농업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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