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보령항이 오는 2020년까지 대규모 관리부두와 준설토 투기장을 갖춘 항만으로 개발된다는 소식이다. 해양수산부는 750억원을 들여 관리부두와 준설토 투기장 확충을 위한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이달 중 발주한다고 어제 밝혔다. 보령항은 대산항, 태안항과 함께 충남 서해안의 주요 거점항만이다. 개발계획은 오래전에 수립됐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

보령항은 1997년 신항만으로 지정된데 이어 실시설계까지 완료됐으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행히 지난해 9월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관리부두 개발계획이 반영돼 불씨를 살렸다. 해양수산부는 연내 설계를 완료한 뒤 내년에는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신항만 지정이후 무려 20년 만에 물꼬를 트게 된 것이다.

정부가 보령항 개발에 관심을 갖고 나섰다는데 의미가 있다. 보령항은 1983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민간 주도로 개발사업이 진행돼 추진속도가 더뎠다. 현재 한국중부발전 주도로 20만t급 부두 추가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부두는 2019년 완공예정으로 있다. 하지만 보령항이 명실상부한 항만으로 거듭나려면 기반시설 확충이 긴요하다. 관리부두와 준설토 투기장이 바로 그것이다.

관리부두는 항만운영·관리에 필요한 관공선 등 지원선박이 머무를 수 있는 전용공간이다. 보령항에는 이런 관리부두가 없어 주변을 드나드는 선박들이 인근 어항을 활용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준설토 투기장은 항로나 정박지에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처리하는 부대시설이다. 보령항의 기존 시설과 새로 들어설 시설이 상호보완작용을 완벽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 시 반영을 해야겠다.

보령항은 대(對) 중국 교역항이자 서해안 관문항이다. 항만기반시설이 확충되면 교역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 환경도 변모하고 있다. 안면도~원산도 간 연륙교가 건설되고, 원산도~대천항 간 해저터널도 추진 중이다. 보령항과 연계하면 물류기능의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항만 개발은 예산과 기간이 많이 소요된다. 보령항 개발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