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탄부면 10일동안 7건 동시다발
농장 밀집 … 차량·야생동물 매개역할

보은군에 발생한 구제역이 10일동안 7건이나 발생하면서 발생주기는 짧아지고 반경은 넓어지고 있다.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의 젖소농장에서 지난 5일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나흘만인 지난 9일 서쪽으로 1.3㎞ 떨어진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장에서 발생했고, 이틀 뒤인 11일에는 동북쪽으로 460m 거리의 마로면 송현리 한우농장에 발생했다. 이어 불과 하루 만인 12일에는 첫 발생 농장에서 서북쪽으로 2.4㎞ 떨어진 탄부면 상장리 한우농장에서 발생됐다.

그리고 13일에는 3건의 구제역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첫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설정된 반경 3㎞의 방역대 내에서 전방위로 번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방역대 경계선을 향해 오고 있다. 추가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지금의 양상처럼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구제역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게 된다. 구제역 발생이 방역대 내 마로·탄부면에 집중되는 원인으로는 이 일대에 101개의 농장이 밀집돼 있는 데다 차량, 야생동물, 바람이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도 25호선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소 사육 농장이 집중된 만큼 경운기 등 농기계가 오가며 구제역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수 있고, 사료 운반 차량에 의한 확산 가능성도 있다. 보은군은 국도 25호선에 거점 소독소를 설치하는 등 차단 방역을 강화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마찬가지로 구제역 확산 매개체로 야생동물을 빼놓을 수는 없다.

고라니나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농장 주변을 오가면서 바이러스를 묻혀 이곳저곳에 퍼뜨렸을 개연성도 크고, 두 동물 모두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우제류(소·돼지·양·염소·사슴처럼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로 AI 발생 이후 수렵 중단에 따라 개체수가 많이 늘었을 수 있다.

바람에 의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도 있다. 구제역이 한창 발생하는 보은군 마로면과 탄부면은 구병산에 둘러싸여 있어 골짜기를 타고 흐르던 북서풍이 마로·탄부면으로 불면서 바이러스를 실어나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역 관계자는 "구제역이 마로·탄부면에서 집중적으로 터지는 데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백신 추가 접종에 따른 항체율이 높아질 때까지 앞으로 1주일간 추가 발생을 막는 게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보은=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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