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최근 가정폭력으로 3번이나 경찰에 신고했던 피해여성이 끝내 100일 된 아들과 함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여성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3차례나 경찰에 신고했으나 조사과정에서 남편의 처벌을 불원하여 남편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 건수는 총 22만7727건으로 하루 평균 624건 꼴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신고건수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부에서 조사한 가정폭력 실태조사(2016년)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 중에 경찰신고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은 2.1%, 남성은 0.3%에 불과했다.

수많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이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녀 문제가 제일 크다. 그러나 가정폭력을 경험하면서 자란 아이들이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는 폭력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한 만큼 더 이상 숨어있지 말고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하여 가정폭력의 고리를 끊어야한다.

경찰은 점점 더 심각해지는 가정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112신고 접수 시 관할 경찰관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을 전담하는 경찰관도 함께 출동하여 철저하게 가해자·피해자를 분리 후 수사하고 있으며 가정폭력 삼진아웃제도, 긴급임시조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원스톱 지역센터 등을 운영하여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부부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부드럽게 전달하여 상대방을 이해해야할 수 있도록 하고 서로간의 열등감을 자극할 수 있는 주제는 피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점점 더 심각해지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더 이상 숨어있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여 적극적인 처벌과 정부의 도움을 통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김혜진<대전유성경찰서 노은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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