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시설 폐쇄 등 빠른 대처에도 전년대비 관람객 1만5천명 감소
대형기획 ‘버드랜드’ 2개월만에 중단… 희귀조류 관리까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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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물원(오월드)이 전국적으로 발생한 AI(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으로 졸지에 비상이 걸렸다. 보유동물의 안전 확보를 위해 관련 시설의 관람을 제한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지만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2일 대전오월드에 따르면 최근 충북 보은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감염 대상이 되는 우제류(발굽이 2개인 동물)가 모여 있는 초식수사파리와 마운틴사파리를 폐쇄 조치했다. 또 어린이 동물원에 전시 중인 염소도 격리 조치했으며, 자체적으로 방역회수를 1일 5회로 늘리고 전문기관(보건환경연구원)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현재 오월드는 사슴을 비롯한 우제류 16종(74마리)을 사육하고 있으며, 해당 동물들은 지난해 백신접종을 2회 실시한 바 있다. 이번 구제역 사태는 AI가 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전오월드를 더욱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국적으로 발생한 AI로 버드랜드가 개장 2개월여 만에 문을 닫았고, 지금까지 폐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버드랜드는 전세계 500여마리 조류가 생활하고 있는 곳으로, 대전오월드의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AI로 개장 초기 운영이 중단되면서 당초 기대한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희귀 조류도 상당해 혹시 감염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철저한 자체 방역으로 동물들의 안전은 확보했지만 관람객 감소는 또 다른 고민거리를 낳고 있다.

실제 지난 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누적 관람객은 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 5000명)보다 1만 5000명이나 줄었다. 지난해 발생한 AI가 적잖은 영향을 끼쳤는데 최근 강추위와 구제역까지 겹쳐 당분간 관람객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오월드 관계자는 “관계당국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동물들의 안전을 위해 비상방역상태에 돌입해 있으며, 직원들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관람객 감소도 문제지만 동물들의 안전이 더 중요한 만큼 AI나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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