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민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투데이춘추]

세계 최초로 프로리그를 출범시키며 한국e스포츠 시장의 해외 진출을 이끌어 낸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있다. 게임의 실력을 겨루기 위해 만들어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수많은 국내 스타 선수를 배출해내면서 한국의 기상을 해외에 알리는 한 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5월 프로리그의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반칙’으로 얼룩진 스타크래프트는 신뢰와 인기를 모두 잃었고, 갈 곳을 잃은 프로리그가 결국 문을 닫으며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반칙이 신뢰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이버공간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인터넷 쇼핑 역시 마찬가지다. 통계청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터넷 쇼핑 거래액은 65조원에 달한다. 인터넷 쇼핑 거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인터넷 사기 역시 점점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사기의 경우 건당 피해액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지난해 전체 사이버범죄의 66%를 차지할 뿐더러 총 피해액도 4479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런 인터넷 사기가 지속적으로 축적되면 온라인 상거래의 신뢰도는 추락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피해는 사이버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밖에 없다.

경찰에서는 이 같은 인터넷 사기 근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5대 악성 범죄 특별단속 기간을 운영하고 인터넷 사기 사건에 대해 집중수사를 실시했으며, 범죄 예방을 위해 사이버캅이라는 스마트폰 앱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인터넷 사기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예방수칙을 홍보중이다. 인터넷 사기 피해를 피해가 위해서는 판매자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사이버캅 앱 이용을 생활화 하며 현금거래를 피하는 등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경찰에서는 오는 5월 17일까지 100일간 사이버 공간에서 신뢰를 저해하는 '3대 사이버반칙(인터넷 먹튀, 사이버금융사기, 사이버명예훼손·모욕) 행위 집중단속'을 추진한다. 사이버공간 내의 반칙 행위들이 계속해서 늘어간다면 결국 우리가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 사이버공간으로 인해 오히려 많은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고, 신뢰가 무너진 사이버공간은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같이 일순간에 몰락할 수 도 있다. 사이버반칙 근절은 우리의 재산을 보호하고 사이버 세상의 도덕성을 확보해 사회적 신뢰를 단단히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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