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범행직후 인적사항 알아내 초기 검거 자신했지만 2차 범행
뒤늦게 편의점 등 수배전단 배포… 경찰의 안일한 초기 대응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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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대덕경찰서 제공
최근 대전에서 연이어 흉기강도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동일범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의 행방이 엿새째 묘연하다.

이 남성이 최초 범행을 저지른 직후 경찰은 인적사항까지 특정하며 초기 검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하루 만에 2차 범행을 저지른 이후 뚜렷한 행적을 찾지 못하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 대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2일 새벽 2시20분경 대덕구 목상동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현금 6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 남성은 얼굴을 가리지 않고 손님으로 가장해 편의점에 들어간 뒤 혼자 근무 중이던 여성 근무자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위협했다. 범행 전 그는 편의점 인근 PC방에서 “차량 문이 잠겨 도구가 필요하다”며 흉기를 구한 뒤 곧바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경찰은 이 남성의 범행장면과 도주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해 추적에 나섰다. 이 남성은 자신의 인적사항을 그대로 노출한 채 인근 PC방의 회원가입을 했던 터라 경찰은 빠른 검거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첫 번째 범행 바로 다음날인 지난 3일 오후 11시경 중구 산성동의 한 마트에서도 동일한 흉기강도 행각을 벌였다.

그는 첫 번째 범행과 마찬가지로 손님을 가장해 마트에 들어간 뒤 여주인을 흉기로 협박하고 현금 16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 연이은 흉기강도로 주민 불안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금품을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강도 범행은 물론 강력범죄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경찰의 초기 검거 실패가 결국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찰은 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임모(37) 씨를 지목하고, 임 씨의 인상착의가 담긴 수배전단을 편의점에 배포하는 등 추가 범죄 예방과 함께 가용경력을 동원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지만, 임 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신용불량 상태인 임 씨가 신용카드는 물론 휴대전화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어 통신수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가 범행은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며, 용의자가 지역을 벗어났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계속 수사 중”이라며 “도주경로 주변 CCTV만이 유력한 단서가 되는 상황이라 수사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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