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목요세평]

‘10대, 꿈을 위해 공부에 미쳐라’, ‘20대 공부에 미쳐라’,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40대, 공부 다시 시작하라’, ‘공부하다 죽어라’까지.

학창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듣지 않고 성장한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부는 어렵고 힘들고 학생시절에만 하는 스트레스의 대상이다. 하지만 공부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치다. 배우고 익히면서 깨닫고 사유하는 것은 오직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인간을 지칭하는 다양한 말 중에 호모 에루디티오(Homo Eruditio)라는 말이 있다. 배우는 사람, 자기 스스로 익히는 사람,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로마의 사상가 키케로는 로마인들이 모두 에루디티오가 되면 로마의 문명은 영원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공부하는 즐거움은 귀족이나 소수의 지배계층 만이 누려왔던 특권이었다. 일반 백성들에게 제공한 학교 교육은 단지 질 높은 노동자를 키우기 위함이었다. 인류 문명이 발전하면서 사람의 수명이 늘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부 특권층만 누렸던 공부라는 권리가 이제는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평생학습의 개념은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던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으로 1965년 유네스코에 의해 생겨난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1980년 제5공화국 헌법에 등장했고 1999년에는 평생교육법이 제정됐다.

대전 서구도 주민들에게 평생학습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13년째 국내유수의 석학 및 저명인사를 초청해 자치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인정받아 매년 260여개의 다양한 평생학습 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해 서구문화원, 관저문예회관, 도서관 등에서 300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은 학습권 제공을 위해 서구문화원의 3개 층을 리모델링해 지역 내 4개 도서관과 교육업무, 평생학습업무를 아우르는 평생학습원을 올 1월 1일자로 출범했다. 이제 주민들에게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학습서비스를 제공하고, 산재돼 있는 민간 평생학습기관에 대한 컨설팅 및 정보제공 등 컨트롤타워 기능을 해 경제적 능력에 의해 차별받지 않는 보편적 학습권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상에는 네 가지 종류의 일이 있다고 한다.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일,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는 않지만 시급한 일, 그리고 중요하지도 시급하지도 않은 일. 이 네 가지 중에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일은 생계와 직접 관련되는 일일 것이다. 당장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생존 자체에 위협이 되므로 결코 등한시 할 수 없다. 하지만 생계보다 더 높은 이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일에 우선 순위를 둘 것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땀과 열정을 쏟는 일들을 통해 개인의 자아를 실현해 가는 기쁨의 과정이 바로 평생학습의 과정이기도 하다.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과학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15년 후인 2030년에는 암이 정복되고 2050년 전후로 사람의 수명이 120세를 넘길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의 시대를 살아가야 되는데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내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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