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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희귀병 '천포창' 앓는 다문화가정 조이엔 씨
온몸이 썩어가는 난치병과 사투
“예쁜 두딸 생각하면 눈물만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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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천 씨가 딸인 이아라, 이아름양과 함께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투병생활 중인 아내 로드리게스 조이엔 씨에게 영상통화를 하며 아픈 곳은 없는지 물어보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살이 녹아서 아파요. 그래도 아이들 얼굴 보면 힘이 나요.”

2011년 국제결혼을 통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로드리게스 조이엔(30) 씨는 병상에서 딸인 이아라(7), 이아름(5) 양과 영상통화를 하는 것이 하루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조이엔 씨는 한국에 올 당시 녹록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남편인 이광천(47) 씨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두 딸을 얻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2015년 즈음 잇몸이 안 좋던 조이엔 씨는 치과에서 처방받은 잇몸질환 보조제를 복용했다 갑자기 온몸의 피부가 짓무르는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집이 온몸에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치료를 위해 대전의 종합병원을 방문했지만, 병명조차 알 수 없었다.

대전의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을 수개월 전전하며 온갖 검사와 치료를 받아도 증세는 점점 더 악화됐다. 어떤 병에 걸렸는지조차 모른 채 손톱만 한 물집은 주먹보다 커지고,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피부가 짓무르고 썩어갔다. 조이엔 씨의 남편 이광천 씨는 “대전에 있는 종합병원, 대학병원을 가도 의사들이 아내의 병을 모른다고 했다”며 “그러던 중 한 대학병원 교수가 희귀난치병일 수 있으니 서울로 가보라는 권유를 했고, 소견서를 받아 병원을 옮겼다”고 말했다.

서울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진 조이엔 씨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걸린 병에 대해 알게 됐다. 그가 걸린 병은 ‘보통천포창’이라는 희귀한 질환이다. 천포창은 특정 약물을 복용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면역억제제 등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하는 희귀난치병이다. 가족을 위해 아이를 기르면서도 틈틈이 식당일 등 궂은일을 마다치 않았던 조이엔 씨에게 다가온 병마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광천 씨는 “아내가 부지런해 한국말도 곧잘 배우고 성격도 밝아 어디서 욕 한번 듣지 않은 착한 사람”이라며 “다문화센터 선생님들도 똑똑한 사람이라고 칭찬이 자자했는데 이렇게 아프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토로했다.

<10일자 1면에 2편 계속>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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