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구 한밭대 총동문회장·(사)미래건설연구원장
[투데이포럼]

도시는 다수의 다양한 개인과 기업 등을 포함한 조직으로 이루어진 사회다. 도시 문제 중의 하나가 도시생활에서 필요한 물자나 시설이 만족스럽게 공급되지 못하고 다수·다양한 행동주체들로 인한 자기 권리의 주장들이 내포하는 모순성에서 발생되는 문제가 많다.

그중 하나가 도시교통 문제일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2180만대를 넘어 국민 2.5인당 1대의 자동차 보유국이 됐다. 대전만해도 연 1만 4000대씩 증가추세에 있다. 하지만 오히려 지속적인 자동차 교통 유발로 도로의 기능이 마비되고 새로운 불편을 만들어 내는 모순을 만들었다.

최근 대전시가 선진교통환경 조성을 위한 SOC사업비 8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면서 SOC사업의 무게를 대중교통 친화환경 조성에 중점적으로 투입해 20년 만에 시내버스 50대 증차, 카세어링 도입 등 촘촘한 버스 교통망을 구축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끌어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대전시에서 대중교통 위주의 도시 생활경제 활동의 패턴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실효성 평가에 대해선 부정적 요인이 많은 것 같다. 승용차 도심지 통행을 제한해 대중교통으로 전환시키는 과정도 대부분의 승용차, 승합차 이용자가 자영업자들이 많기 때문에 비관적 요인이 크다. 이 문제는 대전뿐 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도시가 갖고 있는 공통적 문제점일 것이다.

도로를 무단 점유하고 있는 주차 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방안에 대해 몇 가지 제안코자 한다.

첫째 공영주차장 확대 및 공유주차제도 도입이다. 도로 등급 및 이용률에 따라 도심지 밀집지역에 편도통행 방식을 확대하고 이용자가 적은 보도는 보행자 겸용 주차구획을 설치하는 등 유연성 있게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학교, 공공청사, 교회 등에 설치돼 있는 주차장을 주말이나 공휴일에 인근 상가나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윈윈 전략도 제도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저비용 고효율의 신 개념의 복합커뮤니티 주차타워방식으로 변환해야 한다. 재래시장이나 밀집주거지역에 기존의 공영주차장이 대부분 노면 주차방식으로 고비용(1면당 8000만~9000만원)을 투자하고도 주차효과가 미약하다. 다수의 주차가 가능한 자주식 또는 동일 면적에서 기존의 노면주차 훨씬 만이 주차가 가능하고 토지공간을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 개념의 주차타워(크레인방식, 1대당 1200만원 소요)가 최근에 국내기술로 개발돼 주차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기존 건물에 있는 기계식 주차장 시설을 과감히 정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보통 한 건물에 12대 정도의 주차 댓수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해 놓았던 기계식 주차시설은 대부분 무용지물로 오히려 주차방해 요인으로 주차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개량을 희망하는 건물주에게 자금지원을 해주는 과감한 인센티브제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기청에서 지자체에 지원하는 것도 국민의 세금이니 만큼 가성비가 높은 신 개념의 주차방식을 적극 권장해야 할 것이다.

교통의 흐름은 운전자의 습관도 중요하지만 흐름을 저해하는 불법주차를 합법적인 주차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주차장시설 확대가 시급하다. 주어진 공간에서 지역공동사회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인간의 오감을 통해 알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 도로다. 마음 놓고 걷고 바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우리들의 삶에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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