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지역 업종전환 움직임, 면적 도내 37% 전국 3%, 郡 1테이블 1플라워 운동

화훼.jpg
▲ 태안의 한 화훼재배농가에 활짝 핀 꽃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태안군 제공
“엎친데 덮친격으로 계속된 경기불황에 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이하 청탁 금지법) 시행으로 화훼재배 농가들의 앞날이 어둡기만 합니다. 이런 불황이 계속된다면 꽃 재배를 포기하거나 다른 작목으로 전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태안군 태안읍 평천리 6000여㎡의 비닐하우스에서 백합과 국화를 재배하고 있는 김종석(55)씨의 말이다. 김 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화훼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아 대부분 화훼 농가의 매출이 예년 같은 시기에 비해 40~5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화훼류 중 호접란의 경우 피해가 심각해 경매시장에 상장한 호접란이 유찰되고 낙찰 가격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 대비 1/2~1/3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화훼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화훼가 고소득 작목으로 인식되면서 태안군의 경우 화훼재배농가가 꾸준히 증가해 2005년에는 390 농가에서 311㏊의 면적에 화훼를 재배해 왔으나 이후 저가의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산 수입으로 경쟁력 약화와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태안군에서는 214 농가가 165ha의 면적에서 국화·장미·양란 등의 화훼를 재배하고 있으며 태안군 화훼면적은 충남의 37%, 전국의 3%에 달한다.

또 태안군 화훼협회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화훼를 포기하고 방울토마토와 딸기, 황금향 등으로 작목을 전환 한 농가가 30여 농가에 이른다”며 “이대로 간다면 꽃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에서는 이러한 화훼농가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실생활에서의 꽃 소비를 늘리기 위한 ‘1테이블 1플라워’ 운동을 추진해 오고 있다. 우선 군청 각 부서에서 공직자들이 직접 꽃을 구입해 꽃 생활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군은 관내 각급 기관·단체에도 협조를 요청하는 등 보다 많은 군민들이 꽃 소비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해 오고 있다. 인근에서 장미를 키우다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일찍이 다른 작목으로 전환한 문모(59)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문씨는 십수년전부터 꽃을 재배해 오다 포기하고 3년전 시설하우스에 황금향을 식재해 지난해 첫 수확을 올렸으나 판로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작물 농사도 마찬가지지만 화훼재배농도 봄에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가을까지 농사를 짓는다”며 “지금쯤 꽃을 팔아 번 돈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데 농가들이 엄두를 못 내고 있어 답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은 꽃집도 마찬가지다. 태안읍에서 꽃집을 운영중인 P모씨는 “주민들이 꽃을 사치품으로 인식, 생활속의 꽃소비 보다는 애·경사와 축하용 등 행사성 소비에 80% 집중되어 있었는데 지난해 김영란법 시행 이후 꽃배달 서비스가 급감해 매출이 50% 정도 줄었다”며 “다른 업종으로 전환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주변 화훼 농민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