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빈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기획조사부장
[투데이포럼]

연초부터 우리 경제는 미국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미국 신행정부 출범, 미 연준 금리인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사드발 경제보복 움직임 등 그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외부 여건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국내적으로도 정치불안,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이 더해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불확실성은 일반적으로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해 경제활동을 전반적으로 위축시킨다. 소비자는 미래소득의 불확실성으로 소비를 축소하게 되고 기업은 미래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 이에 더하여 금융기관도 보수적인 대출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져 가계와 기업의 자금조달비용도 상승하게 됨에 따라 소비 투자 수출 등은 더욱 위축되게 된다. 한국은행 등의 관련 실증분석 결과를 보아도 불확실성 증대는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앞날에 대한 예측에 기초해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함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최근 이러한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우리나라는 소비자심리지수가 금융위기이후 7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기업 심리도 일부 업종의 업황호전 및 원자재가격 안정 등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새해 우리 경제의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때일수록 기업이나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불확실성에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고 전환기를 맞고 있는 세계경제 패러다임 변화 흐름을 파악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자세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국제경제 질서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아울러 한층 가시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를 선점하려는 선발국들의 발빠른 움직임 등을 고려해 볼 때 우리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기에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칫 우리가 지나치게 움츠러들어 이러한 흐름에 뒤쳐진다면 경쟁국들과의 갭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불확실성과 관련된 리스크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한편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수십년간 지속되어 왔던 세계화 흐름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 진전 등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에 우리 경제주체들의 값진 노력이 하나로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이에 따른 산업구조 전환 그리고 이에 더해 한계기업 등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과 포용적 성장을 통한 경제체질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는 불확실성과 같은 이유만으로 결코 머뭇거릴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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