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투데이포럼]

중국 고대 진나라 무제 아들 혜제(惠帝,290~306) 때 이야기다.

당시 진나라는 ‘8왕의 난’ 등으로 내부가 혼란한 상황에서 북방 민족의 침입까지 겹쳐 큰 어려움에 빠졌다. 이에 진나라는 중원에서 물러나 양쯔 강 이남으로 나라를 옮겨 동진(東晉)을 세웠다. 이때부터 조적과 유곤을 비롯한 장군들이 북방지역을 정벌하고, 좌승상이었던 사마예가 제위를 계승해 나라는 안정을 찾는다.

사마예의 제위를 요구하는 장수들이 올린 글에는 ‘많은 재난이나 어려움은 우리에게 나라를 부흥시키고 공고히 하도록 격려해주며, 깊은 근심은 황제로 하여금 정세를 정확하게 보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해준다’는 문구가 있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다난흥방(多難興邦)’이다. 즉 ‘많은 어려운 일을 겪고서야 나라를 일으킨다’는 뜻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러모로 노력해야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큰 업적이나 과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은 어쩔 수 없이 앞서 따르는 것이다.

이제 2016년이 저물고 2017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는 말이 우리에게 선사해 주는 것은 새로움이라는 신선함과 동시에 모든 일이 잘될 거라는 ‘희망’을 준다. 2017년은 각종 매체를 통해 특히 여느 해보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현재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희망이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살림살이는 팍팍한데 들려오는 소식은 암울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저 절망하지만 말고 희망에 대한 기대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어둠이 있기에 빛을 느낄 수 있고 흐린 날이 있기에 맑은 날도 있듯 희망은 절망이 있기에 꿈꿀 수 있다.

‘다난흥방’의 고사를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우리 옛말에서 이러한 교훈은 수많게 전해지고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와 같은 옛말은 현 세태와 자신의 처지와 관련해 낙담만 할 게 아니라 꾸준히 극복할 의지만 있다면 희망은 찾아올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멀리 돌아보면 우리 민족은 수많은 외침과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으면서도 꿋꿋이 5000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늘 그래왔듯 질곡의 역사를 딛고 국민이 하나로 힘을 합해 나아갈 때 대한민국의 평화와 경제발전, 국민 행복의 찬란한 역사를 이룩할 수 있다.

대망의 2017년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다. 새로운 해가 밝았음을 의미하는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렇기에 새해에 대한 부푼 기대는 더욱 크기만 한다. 새해, 새아침, 새 희망을 맞으며 이제는 우리 모든 국민이 비난과 원망, 질시가 아니라 사랑과 나눔, 봉사를 바탕으로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기를 기원해 본다. 그러면 희망의 빛은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올 것이다. 가장 어두운 때는 동트기 직전이라고 했다. 세상 밝은 빛을 맞기 위해서는 긴 어둠을 참고 견뎌야만 한다. 많은 어려운 일을 겪고서야 나라가 부강해진다는 믿음으로 새해에는 희망을 기대해 본다. 암울한 역사를 딛고 희망으로 가득 찬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모습을 다 함께 꿈꿔보자. 상생과 협력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웃 간 소통과 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회로 다시 태어나는 대한민국을 소망해 본다. 여러분의 뜻도 모두 이뤄지는 밝은 2017년이 될 것이다. 그런 희망의 한 해를 바로 이 순간 함께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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