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시내버스 정류장 배차간격 살펴보니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엔 효율, 잦은 정차로 운행시간 늘어

▲ 22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22일 오전 10시17분 영하 11도를 맴도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대전 오월드로 향하는 301번 버스 안은 주말임에도 한산했다.

그 덕에 타고 내리는 손님이 적어 정류장 간 거리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날 갈마2동 주민센터 정류장에서 대전 오월드에 하차까지 걸린 21분 동안 지나친 정류장 개수는 총 19개였다.

각 정류장에서 다음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대략 1분 가량 소요된 셈이다. 다만 배재대 정류장에서 손님을 태운 버스가 다음 정류장인 대전지방조달청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았고 산성네거리에서 산성초등학교 정류장 간 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출·퇴근 이용객으로 붐비는 평일 아침 버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일 아침 7시53분 갈마역에서 출발한 102번 버스가 복합터미널에 도착한 35분 동안 정차한 정류장은 14개로 정류장별로 평균 2분30초 가량이 소요됐다. 승객들의 승하차 시간과 신호대기 시간을 포함하면 정류장과 정류장 간 소요시간은 평균 2분 가량이었다.

시민들이 비교적 많이 이용하는 2개의 버스 노선을 주말과 평일 각각 이용해 본 결과 구간에 비해 정류장의 수가 많아 정차하는 횟수가 많았다. 버스 정류장 간 짧은 거리는 노인이나 장애인에게는 효율적이겠지만 잦은 정차로 인한 시간 지체로 버스기사와 대부분 승객들의 피로감은 높아진다. 실제로 301번 버스를 운행하는 버스기사 A(55) 씨는 “손님이 타지도 내리지도 않는 불필요한 정류장도 많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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