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희정 충남지사가 어제 서울 대학로에서 "함께, 바꿉시다"를 키워드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즉문즉답' 형식으로 5시간동안 이어진 행사에서 안 지사는 "대통령이라고 쓰고, 임금님이라고 읽는 시대를 끝내자"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 '시대교체론'을 강조했다. 안 지사의 공식출마 선언을 계기로 야권의 대선레이스에도 본격 시동이 걸렸다.

안 지사는 자신이 민주당의 적자라며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쌍방향 소통과 30년 후를 내다볼 젊은 리더십에 방점이 찍혔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 사회의 어젠다를 총체적으로 분야별로 소상하게 제시했다. 실천적인 국정 비전에 중점이 주어졌다. 안 지사만의 정책 차별화 의지가 곳곳에 드러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국정운영과 관련,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다수당에 총리지명권을 주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개헌을 하지 않고도 현행 대통령중심제와 이원집정부제를 절충할 수 있는 방식을 강조한 것이다. 또 하나는 지방분권 의지다. 달라져야 할 미래 모습의 하나로 중앙집권시대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꼽았다. 한양중심시대, 엘리트 중심시대의 청산이야말로 지방침몰을 막을 수 있는 시대정신으로 보았다.

이제 야권의 대권 후보 경쟁이 본격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내 유력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일전이 불가피하다. 이들은 크게는 같은 친노 그룹에 속하지만 차이점이 상당하다. 경쟁 구도에서 어떤 차별성으로 우열을 가릴 것인지 관심사다. 이미 사드 배치와 군 복무기간 단축을 비롯한 외교안보 이슈에서 극명한 차이점이 드러나고 있다. 안 지사의 경우 극단적인 진영논리에 사로잡히지 않고 합리적 소신을 견지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안 지사의 대선 본선 진출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그러자면 의미 있는 지지도를 이끌어내야만 한다. 안 지사가 차차기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느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 또한 안 지사의 몫이다. 막상 당내 경선 국면에 접어들면 뒤집기 현상이 속출하면서 전국적인 돌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향후 경선의 역학관계 및 향방을 두고 볼 일이다. 안 지사만의 특화된 경쟁력을 검증·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결 요인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