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기록 첫회부터 깨…PPL은 회당 20억~40억 매출
광고 완판·특판…해외 10여개국 동시방송

'도깨비'는 중국에 안 팔고도 이미 흑자를 냈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중국에서 금한령이 퍼져나가면서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한류에 위기가 닥쳤다는 말이 나오지만 적어도 '도깨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물론 중국에 좋은 값을 받고 팔았다면 더 많은 수익을 냈을 것이다. 하지만 '도깨비'는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중국에 기대지 않고 수익을 내 향후 한류 드라마의 희망이 됐다.

◇ 처음부터 중국 염두에 안 뒀다…수출 호조

'도깨비'의 제작사이자 김은숙 작가의 소속사인 화앤담의 백혜주 이사는 "처음부터 중국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드라마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백 이사는 "그럴거면 사전제작을 추진했을 것"이라며 "동시방송이 아닌 한 해적판을 막을 수 없는 중국 시장에서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니면 기본적으로 큰돈을 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중국에도 수출하면 좋지만 중국 시장이 '도깨비' 수출이나 수익의 큰 변수는 처음부터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자본에 종속되지 않는 고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백 이사는 "도깨비라는 소재 자체가 한국적인 이야기"라며 "다른 나라를 겨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해보자고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깨비는 신 아니냐, 나라마다 자기네의 신이 있으니 도깨비라는 존재가 정서적으로 안 맞을 수도 있는 건데 굳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서 만들자는 생각은 없었다"고 전했다.

왕서방의 돈은 못 받았지만, '도깨비'는 김은숙 작가의 명성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됐고 동시방송이 됐다.

미주, 캐나다, 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대만,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에서는 한국 본방송 후 24간 이내 서비스를 하는 동시방송이 진행됐다.

그외 일본,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몽골, 스리랑카, 몰디브,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에도 수출됐다.

이들 나라의 수출 단가가 대중국 수출보다는 턱없이 낫지만, 수출 국가 숫자가 많은 만큼 총 수출액은 무시 못 할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현지 반응도 좋다.

'도깨비'의 수출을 담당한 CJ E&M에 따르면, 유럽 지역에서는 스트리밍 플랫폼 비키에서 방송 내내 줄곧 드라마 조회수 1위를 달렸고, 대만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서는 현재 누적조회수 97만 건을 돌파하며 2위를 기록 중이다.

싱가포르에서는 pay TV를 통해 방송돼 시청률 1위에 올랐고, 미주 지역 스트리밍 플랫폼 드라마 피버에서도 조회수 1위를 차지했다.

CJ E&M은 "도깨비 설화와 저승사자, 전생과 윤회, 업보 등 한국적인 소재 및 영상미로 아시아권뿐 아니라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 제작비 150억~160억…VOD 역대 최고 기록

판타지 드라마답게 '도깨비'는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 회당 9억 이상이 투입돼 16부작에 150억 원가량이 들었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제작비가 조금씩 더 들어가 회당 10억 원에 육박하는 돈이 투입됐다는 말이 나온다.

'도깨비'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에서 대박을 쳤다.

CJ E&M은 22일 "VOD 매출이 드라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역대 드라마 VOD 최고 기록은 tvN '응답하라 1988'이 세웠다. 회당 3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20부 전체 매출이 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E&M은 "'도깨비'는 1회부터 '응답하라 1988'의 VOD 매출을 앞서나갔다"며 "'응답하라 1988'도 당시 압도적인 기록이었는데 '도깨비'는 그것을 처음부터 능가했다" 고 전했다 .

광고는 '당연히' 완판됐다.

국민적인 인기를 끌며 광고가 특판조차 완판됐던 '응답하라 1988'이 회당 3억 원의 광고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깨비'는 이보다 좀더 많이 벌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응답하라 1988'은 대박이 나긴 했지만 배우들이 모두 신인이었고 초반에는 대박을 점치기 어려웠던 반면, '도깨비'는 김은숙 작가와 톱스타 공유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초반부터 광고주들의 큰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장 비싼 중간광고 단가가 15초에 1천380만원으로 알려졌는데, '도깨비'는 1회에 2번씩 60초짜리 중간광고가 들어가니 중간광고만으로도 매회 1억1천만원을 버는 셈이다. 또 전후 CM은 그보다 단가는 낮으나 개수가 훨씬 많은 만큼 광고 완판에 따라 '도깨비'가 거둔 이익은 회당 4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간접광고(PPL) 수익도 다른 드라마의 두배 이상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요즘 드라마 한편의 간접광고 매출이 10억~20억 정도인데, '도깨비'는 20억~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은숙 작가가 쓰고 송중기와 송혜교가 주연한 '태양의 후예'가 사전제작이라는 약점에도 간접광고로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 작가의 후속작이자 사전제작이 아닌 '도깨비'에는 더많은 PPL이 몰려들었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CJ E&M은 "매출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지만 '도깨비'가 중국에 수출하지 않고도 흑자를 낸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 OST 모두 인기…부가 사업도 활발

'도깨비'는 성공한 드라마답게 OST에서도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22일 현재 가수 에일리가 부른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가 각종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크러쉬의 '뷰티풀', 헤이즈의 '라운드 앤드 라운드', 엑소 찬열과 가수 펀치가 부른 '스테이 위드 미', 소유의 '아이 미스 유', 에디킴 '이쁘다니까', 어반자카파의 '소원', 샘김의 '후 아 유', 라쎄 린드의 '허쉬' 등이 모두 음원 차트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아이돌 그룹이 '도깨비' OST에 치여 울상을 짓고 있을 정도다.

'도깨비' OST의 마주희 프로듀서는 "많은 OST를 작업했지만 마치 OST에 도깨비를 내려주신 것처럼 역대 최고급 인기를 얻고 있어 감사한 마음과 함께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기에 도깨비 인형과 도깨비 포토에세이 등 부가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pretty@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