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참배·KAIST 방문… 지지세력 확장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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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민생파악을 위한 지역 순회 마지막 일정으로 19일 대전을 방문, 지지세력 확장에 주력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장의 직위를 격상해야 한다”는 말로 과학기술 육성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날 공주 한옥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날 오전 9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반 전 총장은 최규하 전 대통령 묘소와 제2연평해전 전사자·천안함 46용사 묘소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참배했다. 반 전 총장은 현충탑 앞에서 분향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묵념한 뒤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우리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위에 서 있읍니다. 호국영령들이여,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 발전을 굽어 보살펴주소서!’라고 적었다.

최규하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서는 최 전 대통령의 장남인 최윤홍 씨에게 “늦었습니다만 와서 참배하니 그나마 못다한 도리를 했습니다. 최 대통령의 가르침에 따르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권율정 대전현충원장의 안내를 받아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비와 천안함 46용사 묘비를 일일이 어루만지면서 묵념했다. 또 천안함 46용사 묘비에서 만난 유가족에게 “아드님은 희생했지만,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말로 위로를 건넸다. 이날 반 전 총장의 현충원 참배에는 최근 반 전 총장 측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소문이 돌고 있는 곽영교 전 대전시의회 의장과 김인홍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등이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KAIST를 방문한 반 전 총장은 교수·학생들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 당초 '국제기구와 과학기술정책'이란 주제의 강연과 간담회가 예정됐었지만, 이날 일정이 지연되면서 인사말과 함께 교수와 학생에게서 각각 하나씩의 질문만 받았다. 이후 KAIST가 제작한 한국형 인간형로봇 ‘휴보’의 시연을 오준호 교수의 설명을 들으며 지켜봤다.

한편 이날 반 전 총장이 KAIST를 방문할 당시 이 학교 학생 4~5명이 반 전 총장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이 학생들은 반 전 총장이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 다니며 질문 공세를 펼쳤지만, 반 전 총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시위를 벌인 한 학생은 “학생들은 어제 언론을 통해 반 전 총장의 방문 사실을 알았다”며 "반 전 총장이 학생과 진정으로 소통할 의지가 있었는지, 아니면 대권행보에 KAIST를 이용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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