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뜨는’ 아날로그 문화
<上> 사라지는 아날로그
<下> 부활하는 복고
청주지역 남은 우체통 150여개
3개월간 우편물 10개 미만 철거
공중전화부스도 찾아보기 힘들어
56.8% “아날로그시대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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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이 대중화되면서 공중전화 부스와 우체통 등이 사라지고 있다. 오홍지 기자
공중전화 부스, 우체통 등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졌다. 인터넷과 전자기기 등이 필수인 디지털 스마트사회로 변모해가면서 ‘아날로그(analog)’ 문화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디지털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서 오히려 복고풍의 아날로그가 다시 유행하는 ‘역(逆)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추억의 레코드판(LP)이 다시 부활하고 있고 수동식 카메라를 찾는 이도 늘고 있다. 막걸리를 파는 전통적인 학사주점이 많아졌고 향수를 되살리는 ‘만년필’의 판매도 부쩍 증가했다. 본보는 ‘사라지는 아날로그 문화’와 함께 ‘다시 부활하는 복고 문화’를 2회에 걸쳐 조명한다. / 편집자

우체통·공중전화부스 등 추억이 깃든 ‘아날로그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다. 전자기기가 지배하는 디지털화 때문이다.

우체통은 1900년대 목조 사각함에서부터 시작돼 현재와 같은 적색의 원형으로 자리잡았다. 전국적으로 5만여 개까지 보급됐으나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눈에띄게 줄어들었다. 통신의 발달로 전달의 수단이 펜(연필)에서 자판(키보드)으로 옮겨가면서 우체통의 이용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e-메일(전자편지)과 실시간 대화 또는 쪽지 등의 서비스가 주류를 이룬다. 현재 청주지역에 남은 우체통은 150여개. 우체국의 한 집배원은 “앞으로 3개월간 우체통 안의 우편물이 10개 미만일 경우 모두 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아쉬워했다.

거리의 ‘공중전화부스’도 찾아보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전화부스는 1926년 국내에 처음으로 설치돼 전화의 수요증가에 따라 이용도가 높은 곳에는 옥내외를 가리지 않고 모두 확대·보급됐다. 이후 전국에 약 29만대까지 확대되기도 했으나 역시나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화부스를 실제 필요한 지역에 적정수준 설치·운영될 수 있도록 ‘공중전화 손실보전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오는 2020년까지 재배치할 계획이다.

공중전화부스는 은행 자동입·출금기나 전기차 시대와 관련한 충전소, 심장충격기 등 의료용품, 여성들을 위한 긴급 피난처로의 역할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조사자료에 따르면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질문에서 56.8%가 "지금보다 예전 아날로그 시대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확연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통계전문가는 “디지털시대가 됐어도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향수가 크다”며 “‘디지털 문화’에서 느낄 수 없는 ‘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홍지 기자 ohhj23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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