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대전충남본부장
[투데이포럼]

설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조금만 담아도 몇 만 원을 훌쩍 넘다 보니 이번 연휴는 어떻게 보내야 할지 집집마다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설 연휴 기간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북적거릴 생각을 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풍성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명절,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설 연휴 기간 가스사고가 18건 발생했다. 이중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총 9건으로 전체 사고의 절반을 차지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그만큼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가스사고를 예방하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다. 일상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설 연휴 가스사고를 막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가스안전 수칙을 몇 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귀향길에 오르기 전 가정 내 가스레인지 콕과 중간밸브, 메인밸브(LP가스는 용기 밸브)를 잠가야 한다. 또한 연로한 부모님의 안전을 위해 고향집의 낡은 가스용품은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 함께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는 삼발이보다 큰 조리기구를 사용하지 말고 가스레인지 주위에 무심코 부탄캔을 놓아둘 경우 복사열로 인해 부탄가스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연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혹시 가스냄새가 나지 않는지 확인한 후 우선 창문을 열어 집안을 환기시키고 혹시 가스 누출이 의심되면 관할 도시가스사나 LPG 판매점 등에 연락해 안전 점검을 받은 뒤 사용해야 한다. 더불어 동절기에는 가스보일러·온수기 사용 증가와 함께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얼마 전 환기가 불량한 곳에서 개방형 가스온수기를 사용하다 불완전 연소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발생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충남 서천의 한 가정에서 발생했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스보일러·온수기 사용 전에 배기통이 이탈되었는지, 부식이나 충격으로 구멍이 난 곳이 없는지, 찌그러지거나 꺾어진 곳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고, 사용 중 환기에 문제가 없는지 평상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또 노후된 가스보일러는 사용 전후 반드시 보일러 제조사의 A/S를 받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보일러에 시공표지판이 부착되었는지 확인하고 무자격자에게 시공을 맡기면 안 된다.

“의심이 확신보다 안전하다”는 명언처럼 밸브 하나, 호스 하나를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세심한 손길만이 가스 위험으로부터 나와 가족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길임을 잊지 말고 가스안전 확보로 다가오는 설 명절을 풍성하게 보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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