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물량 15∼20% 증가 예상…비상근무 돌입 '배달 전쟁'
"택배시장 지속 성장, 연휴 짧아 귀성 대신 선물 선택하기 때문"
김영란법 시행 이후 명절 선물이 감소할 것으로 봤던 택배업체들은 설을 앞두고 최근 접수하는 물량을 토대로 작년 설 명절 택배 물량보다 10∼20% 증가할 것으로 판단, 특별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택배업계는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고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가격을 낮추되 더 많은 곳에 선물하는 행태 때문으로 물량 증가 배경을 분석했다.
18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설 특별 소통 기간 첫날인 지난 16일 전국 우체국에 접수된 배송 물량은 167만616 상자로 본부 예상치인 156만1천375 상자보다 6.9%(10만941상자) 늘어났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런 추세를 바탕으로 16일부터 설 연휴 전날인 오는 26일까지 설 성수기 택배 물량이 하루평균 113만 상자씩 총 1천249만1천 상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설 연휴 특별 소통 기간(13일간)에 하루평균 물량이 100만 상자였던 것을 고려하면 13% 정도 늘어난 셈이다.
물량이 몰리면서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한 우정사업본부는 설 특별 소통 기간 인력 2천400여명과 차량 2천170여대를 추가 투입했다.
민간 택배업체 역시 설 대목을 앞두고 쏟아져 들어오는 물량에 비상근무에 돌입하는 등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
CJ 대한통운은 지난 16일부터 내달 2일까지 약 3주간을 설 특별수송 기간으로 정했다.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며 전국의 물동량 흐름을 모니터링하며 협력업체 차량을 추가 확보하는 한편, 콜센터 상담원과 상·하차 분류 아르바이트 인력도 늘렸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 설보다 약 20%가량 택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하루 최대 물량인 535만 상자를 배송할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지난해 설보다 15% 정도 택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업체는 내달 3일까지를 특별수송 기간으로 정해 1천여 대의 택배 차량을 추가 투입하고, 본사 직원 300여명도 현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설은 김영란법 이후 첫 명절이라는 점 때문에 법 시행이 택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높았다.
선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택배 업계는 작년 설보다 오히려 배달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들이 가공식품류나 세정제, 종합 선물세트 등 저렴한 선물을 여러 곳에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일부에선 올해 설 연휴가 짧아 고향에 못 가는 대신 선물을 택배로 보내는 것과 연관을 짓기도 했다.
김영란법과 무관하게 택배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배명순 사무국장은 "지난해 택배시장 물량이 그 전년도와 비교해 12% 이상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며 "김영란법과 상관없이 택배 물량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