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남대의 2017학년도 등록금 인하 결정이 지역 대학의 새학기 등록금 책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맘때쯤 대학생 학자녀를 둔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무래도 등록금일 것이다. 사립대의 경우 연간 등록금이 700만원 안팎으로 여간 부담이 아니다. 대학들은 설 연휴 이전에 2017학년도 신입생 합격자를 발표하는 동시에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학들은 지금 등록금 심의에 한창이다.

한남대가 대전권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 등록금을 지난해 대비 0.24% 내렸다. 한남대는 지난해에도 등록금을 0.3%인하 하는 등 6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했다. 대다수 지역 사립대학들은 최근 몇 년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겉으로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잡한 사정이 있다. 아직 등록금 액수를 결정하지 않은 대학들은 한남대의 등록금 인하 결정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월급만 빼고 모든 물가가 오른다는 자조적인 푸념이고 보면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할지 모르겠다. 한남대의 등록금을 700만원이라고 할 경우 0.24%인하는 액수로 따지면 1만6000원 남짓에 불과하다. 등록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대학 측은 재정운용이 갈수록 어렵다며 하소연이다. 반면 학생들은 등록금을 대폭 내려야한다는 입장이다.

2017학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상한율은 1.5%이다. 대학들은 이 이상 등록금을 올릴 수 없다. 교육부는 지난 2012학년도부터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법정 상한율을 지키지 않은 대학에는 국가장학금 지원제한, 대학 구조개혁평가 시 감점 등 불이익이 돌아간다. 이런 불이익을 감내하고 등록금을 법정 상한율 이상 올리는 대학은 없을 것이다.

정원감축 등으로 지방대학의 재정형편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등록금에 재정을 의존하다보니 그렇다. 등록금 의존율은 등록금 고액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등록금 의존율을 과감히 줄여야 하는 이유다. 등록금을 마지못해 찔끔 인하하기에 앞서 학부모들의 입장을 고려해야한다. 본란을 통해 누차 제기한 등록금 카드납부도 더 이상 머뭇대지 말고 허용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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