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사용해 나노레이저 색 자유자재로 바꿔

▲ 그래핀을 이용한 광결정 나노레이저의 국소적인 빛의 발생 및 손실에 대한 개념도 (왼쪽). 두 동일한 광결정 나노레이저에서 측정한 광특성(중간)과 한 쪽 레이저에만 그래핀을 덮은 후에 측정한 광특성(오른쪽). 그래핀을 덮기 전(중간)에는 두 개의 피크가 보이는데 이는 두 가지 색깔의 레이저 빛이 동시에 관측됨을 의미한다. 반면 그래핀을 덮고 난 후(오른쪽)에는 한 가지 색깔만이 관측된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그래핀’을 사용해 나노레이저의 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통해 미래 기술인 광학 컴퓨터 구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2일 박홍규 고려대 연구팀이 그래핀이 갖고 있는 빛을 흡수하는 성질을 활용해 나노미터 단위의 작은 레이저인 나노레이저의 색깔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외 연구자들은 빛의 속도로 빠른 미래의 컴퓨터인 ‘광학 컴퓨터’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

광학 컴퓨터는 광신호로 작용하는 논리소자를 사용해 전자가 아닌 빛으로 연산하는 컴퓨터로 빛으로만 동작하기에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장점이 있다.

광학 컴퓨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보와 이미지 등을 빛으로 처리해야 해 현재 전자칩에 집적시킬 만큼 소형 레이저가 필요하다.

최근 학계에서는 광소자에서 빛을 발생하는 부분과 손실되는 부분을 공간적으로 분리해 위치하면 새로운 광학 특성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진행됐다.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는 지점을 ‘특이점(exceptional point)’이라 명명됐고, 특이점 근처에서는 한 방향으로만 빛을 진행하거나 레이저 색깔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동안 특이점 연구는 모두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큰 레이저에서만 이뤄져 특이점의 직접적인 관측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관측을 위해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레이저가 아닌 나노레이저를 사용했다.

또 실험에 있어 2개의 나노레이저를 가깝게 위치시키고, 한쪽 레이저에만 그래핀을 덮어 빛이 손실되는 부분과 빛이 발생하는 부분을 분리했다.

이를 통해 2개의 색깔을 가진 빛이 1개 색깔로 바뀌는 물리적 현상을 설험적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빛의 손실이 큰 그래핀의 단점을 역으로 이용한 셈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래핀을 이용해 나노레이저의 특이점을 제어할 수 있는 것과 함께 물리 현상의 새로운 발견을 한 것"이라며 "빛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어 미래 광학컴퓨터 개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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