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본사 부국장(취재1부장)
[데스크칼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아무래도 대선과 관련해 그의 몸값이 최고 상한가인 탓이다. 새누리당, 바른정당(개혁보수신당), 국민의당 등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그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 또 누구를 만나고, 어떤 정치적 액션을 취할 것인가 등이 온통 관심사다.

반 전 총장은 단 한 번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 이미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됐다. 그의 출마는 이제 가변적 요인인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가 됐다.

충청 출신이라는 그의 배경도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지역 출신 대통령을 만든 경험이 없는 충청지역의 그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신앙’에 가깝다.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결국 반 전 총장이 어느 정치세력을 선택하느냐가 됐다. 최근 들어서는 국민의당까지 "반 전 총장이 정치적 입장을 정리해 국민의당 정체성을 인정하면 국민의당에 들어와 경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사실상 그의 영입이 대선 승리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요인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 전 총장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2위다. 그러나 그 격차는 오차범위를 넘지 않는다. 반 전 총장이 경선과정을 거쳐 후보가 될 경우 그 파괴력은 문재인에 버금간다.

만약 이들 간의 양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당선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혹자는 안철수 의원도 출마하는 3자 구도도 예상하지만 이렇게 야당이 분열되는 경우 예측은 오히려 쉬워진다. 곧 반기문의 당선이다.

반 전 총장은 '신DJP연합'을 꿈꾼다. 호남의 경우 더민주 문재인에 대한 지지를 거두어 들였다. 국민의당이 탄생한 배경이다. 국민의당이 참여하는 제3지대에서 반 전 총장이 후보가 될 경우 이는 곧 새로운 DJP연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충청 후보를 호남이 지원하는 선거구도다. 김대중·김종필 연합의 ‘재현(再現)’이다. 이들은 연대를 통해 정권을 창출한 바 있다.

제3지대행을 위한 첫 행보로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첫 만남은 김종인 전 대표일 가능성이 크다. 반 전 총장은 장관이라는 행정경험과 함께 국제기구의 대표를 지냈다. 행정과 국제감각까지 갖췄다. 반 전 총장의 약점은 '경제'다. 그의 약점을 상쇄시켜 줄 수 있는 인물이 바로 경제전문가인 김종인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나는 경제적 지식이 없는 사람인데 당시 사공일이라는 경제전문가를 만나 걱정하지 않고 국가경제를 운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론적으로 반 전 총장의 선택은 '제3지대'를 통한 후보 경선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바른정당, 국민의당을 포괄하고 장외의 손학규 등을 모두 망라한다. 유승민, 안철수, 손학규, 반기문 등이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하고 외연을 넓혀 대선 후보를 내지못하는 '불임(不妊)'정당인 새누리당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의 결정은 현재의 분위기라면 3월 중으로 점쳐진다. 그럴 경우 대선은 5월 중 치러지는데 대선예비주자들의 일정은 촉박하다. 반 전 총장의 귀국과 여론의 추이가 어떻게 변해 갈 지가 주목받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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