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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을 남과 같이 생각해 달라’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7년 01월 12일 목요일 제20면     승인시간 : 2017년 01월 11일 18시 32분
안인혁 청주 청남초 교장
[목요세평]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지쳐있던 어느 날이었다. 한 학부모와 '가족이란 무엇인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가' 등 삶의 고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난 주먹으로, 아니 큰 바위로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학부모는 "우리 남편은 목사님이신데요…" 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우리 목사님은 우리 가족의 모든 것을 남을 위해 내주십니다. 가정의 좋은 것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자녀가 가지고 놀고 있는 장남감도 다른 어린이가 갖고 싶어 하면 얼른 뺏어서 그 아이에게 주십니다"는 말씀에 '대단하시다. 정말 남을 사랑하고, 주는 기쁨을 아시는 멋진 목사님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근데 바로 그 순간에 학부모께서 이어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가족은 그래서 너무 속상하고 많이 힘이 들었어요. 우리 가족도 남과 같이 생각해 줬으면 해요"였다. 이 말을 듣고 한참 멍했다.

'우리 가족을 남과 같이'의 말뜻을 몰라 어리둥절한 순간 내 아내와 아이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 가정도 정원을 가꾸듯 가꾸어야 해요", "우리들도 좀 봐주세요", "아빠는 왜 우리하고 함께 하는 시간도 없고, 집에만 오면 큰 소리만 지르고 말이 안 통해요"하며 나에게 항의하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가볍게 들어 넘겨왔던 말들이 새삼스레 되살아나고, 그들의 속상함과 아픔들이 처음으로 묵직하게 느껴지며 마음에 충격으로 다가 왔다. 이것이 나의 모습이요, 내가 현재까지 살아온 참 모습이었다. 그 학부모님이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얼굴이 뜨거워졌던 것이다.

나의 지나친 타인 위주의 삶의 방식으로 인해 '우리 가족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던가', '얼마나 고통스런 생활을 했던가'를 실감하며 마음이 아팠다. ‘가족이니까 그래도 되겠지’, ‘이해하겠지’하는 마음으로 방치하고 억지로 희생시킨 참 바보스런 나의 모습에 대한 원망과 후회의 마음이 들었다. 되돌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가족 때문인데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오히려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조차 모두 놓쳐버렸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고, 나름 사랑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가족들 마음엔 외로움들이 가득차고 각자가 모두 따로따로 인 것 같아서 미안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고, 가족이 있기에 난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 것 이었는데… 가깝다는 이유로, 이해해 줄 것이라는 이유로, 가장의 권위로 항상 뒷전으로만 미뤘던 것이 그렇게 큰 아픔이고 잘못이 될 줄 몰랐던 것 같다. 되새겨보면 사실 그렇게 힘든 것이 다름아닌 말 한마디와 마음 한자락이었다. 그 학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 덮어 두고 보기 싫어 피했던 나의 부끄러움에 직면하는 시간이었다. 아내와 두 자녀가 많이도 방황하게 한 나의 행동들이었음을 알게 됐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소중한 대화였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가족들을 생각하고 배려하고 대화를 나누며 가족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야겠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함께하는 가장, 따뜻함이 넘치는 언행과 속마음을 표현하는 가장이 되어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얻도록 노력하고 하나하나 배워 갈 것이다. 아울러 밝고 행복하며 함께하는 우리 가족을 위해 올 한해는 가족들이 싫어하는 나의 버릇을 찾아서 고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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