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년보다 눈·비가 적게 내리면서 충남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물 부족 현상이 우려된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데다 물 걱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충남 일부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이 '심각'단계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봄 영농기에 농업용수 부족 사태를 맞을지 모른다. 지금부터 물 관리에 철저히 신경 써야겠다.

충남도내 강우량은 예년대비 6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 또한 63.1%에 불과하다. 이는 평년 저수율 84.8%의 74.4% 해당하는 수치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대비 70%이하면 '우려', 50% 이하면 '심각'단계로 분류한다. 충남의 저수율은 현재 우려 단계에 근접해 있는 것이다. 3월까지 강우가 없을 경우 봄철 용수부족 현상이 예상 된다.

충남 서해안 지역은 2015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하는 등 고충을 겪었다. 이 지역 젖줄인 보령댐의 물이 말라붙어 바닥을 드러냈다. 일반 가정에 수돗물을 제한급수하는 지경에 처했다. 급기야 금강물을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으로 공급하는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금강의 백제보와 보령댐을 연결하는 총 연장 21.9㎞의 도수로 공사에 625억원이 투입됐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도수로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급하게 건설하다보니 활용 용도가 제한적이었을 거다. 2015년 가뭄 때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처해주기 바란다. 도가 기후환경녹지국장을 실장으로 하는 '2017년 봄철 용수공급 대책실'을 가동키로 한 건 잘한 결정이다. 봄철 예상되는 가뭄피해에 선도적으로 대처해주기 바란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언제 기상재해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코앞에 닥쳐서 부산을 떤들 예산만 더 들어가기 마련이다. 미리 대비해야하는 이유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기후변화 정책 차원에서 가뭄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이참에 물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유일하게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이자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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