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정유년 새해 첫날 날아온 한통의 문자메시지, 나는 의례 그렇듯 새해 받는 흔한 문자메시지로 알고 스마트폰을 무심히 열어봤다. 메시지에는 새해 인사와 함께 “아들이 새로 발령받은 근무지에 잘 다니고 있어 고맙다”는 간단하지만 뜻밖의 내용이었다. 순간 난 기동대 소대장으로 부임했던 지난해 봄 전입한 대원이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른 대원들과 다르게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 하던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20년전 군생활을 하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소통과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의경 생활문화 3.0플러스'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몸소 느끼고 있었기에 더욱 이해하지 못했다. 지휘요원으로서 면담의 한계를 느껴 전문상담사를 통해 면담도 진행해보고 관심을 보였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녀석의 눈빛은 점점 더 그늘이 지고 있었다. 그러던 녀석이 복무전환을 판정을 받더니 그해 가을 내 품을 떠나 버렸다.

막연한 염려만 한 채 잊고 지내고 있었던 난 새해 첫날 그 녀석 어머니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난 그때 잘했는가? 지금은 잘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다.

소대장으로 부임한지 일년을 보내며 녀석을 제외하고는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

의경 고시라 할 만큼 군복무 수단 중 인기가 많다는 의무경찰이지만 걱정하는 부모님을 위해 SNS에 대원들의 최근 소식을 사진과 함께 올리고 지휘요원과 상호 소통하며 군복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처럼 병영 환경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들을 둔 부모들은 여전히 가슴앓이를 많이 하고 있는 현실이다.

새해를 맞아 이 나라의 미래 주인공들이 도움이 되는 병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휘요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에 대한 구체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강희환<충남경찰청 기동2중대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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