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
[수요광장]

얼마 전 내포신도시에 새롭게 문을 연 한 식당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사장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그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도의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4선 도의원인 나로서도 적잖이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기 어려웠다. 희망찬 정유년 새해를 맞아 이렇게 첫 번째 펜을 들게 됐다. 이 뜻깊은 시작을 이렇게 하려 한다. 지방의회가 어떤 기관인지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면서, 그 식당의 사장님을 비롯한 도민 여러분들과 공감의 영역을 조금이나마 넓혀보려고 한다.

충남도의 공직자들은 공무원 시험 등 소정의 절차를 통해 임용돼 도와 시·군에서 각종 공적인 임무들을 수행하고 있다. 복지정책 시행 및 각종 지역개발사업과 공공시설의 확충, 주민생활경제 안정 등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곧 210만 충남도민들께서 각자 스스로는 해결하기 힘든 공공의 일들을 맡기기 위해 공복(公僕)이라 일컫는 공직자들을 채용해 대행하게 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공적인 업무가 잘 수행하는지 살피고, 또 공직자들에게 지역주민이 생각하는 바를 전달하고자 하려면 효율적인 방법과 절차가 반드시 마련돼야만 한다. 210만명 도민 각자가 한 마디씩만 한다 해도 공직자들은 210만 마디의 말씀을 듣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 등 많은 부분에서 비효율적일 것이며, 오히려 공공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선거를 통해 각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을 주민이 직접 선출해, 나 대신 이러한 일들을 살피는 임무와 권한을 부여하게 된다. 이렇게 대표성을 부여받은 기초의원들은 각 시·군의회에서, 광역의원들은 시·도의회에서 활동하게 된다. 의원들은 정기회와 임시회 등을 열어 공개회의를 하고 이를 통해 각 사안들을 결정해 시·도와 시·군·구, 시·도교육청과 시·군교육지원청 등이 일을 잘하는지 견제하고 감시하며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바로 대의민주주의인 것이다. 내가 1995년부터 몸담고 있는 도의회에서 주로 하는 일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가 있다.

첫째, 도민의 대표로서 도민을 대신해 도와 교육청의 살림살이 계획표인 예산을 확정하며, 적정하게 사용하였는지를 확인한다. 둘째, 충청남도의 법률이라 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고 개정하며 폐지하는 권한을 가진다. 셋째, 도청와 교육청이 추진하는 사업들을 점검하고 잘못된 점은 없는지 감시하고 감독한다. 넷째, 도민들께서 간절히 바라는 일들(청원과 진정)을 듣고 이를 개선코자 노력한다.

현재 충남도의회에서는 40명의 도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15개 시·군을 대표하는 36명의 지역구 의원들과 4명의 비례대표 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지방의원은 지역의 주민 그 자체이다. 지방의원은 주민들과 같은 마음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대내외적으로 개진하며 활동한다. 그래서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일컬어지는 지방자치제도 하에서도 지방의회는 그 줄기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이라고 불리고 있다. 2017년 정유년 올 해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고, 아직은 여러 부분에서 중앙정부에 종속된 부문이 많아 지방자치를 강화하고자 하는 법률 개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한 해 지방자치의 꽃이 진정으로 예쁘게 피어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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