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바로세우기 위한 충정이 엿보인다. 남 지사는 "권력집중으로 비대해진 중앙권력은 곳곳이 썩어 들어가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의 부실대응을 지적한 것이다. 안 지사는 "권력과 부를 분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처방"이라며 "서울에 몰려있는 부와 권력을 전국으로 흩어놓아야 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안 지사는 진보성향의 더불어민주당, 남 지사는 보수 성향의 바른정당 소속이다. 소속 정당이 다른 두 지사가 민감한 현안을 놓고 한 목소리를 냈다는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더군다나 남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에 반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수도권 비대화에 따른 폐단을 더 이상 간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건설 취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한다. 지금의 행정수도는 반쪽짜리로 실제 행정수도와는 괴리감이 있다. 우리가 국회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만이라도 세종시에 우선 설치하자고 주창하는 이유다. 행정수도가 나뉘어 있다 보니 비효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종시 부처공무원들의 서울 출장비만 한해 수백억원에 달한다.
올 대통령선거는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 자리 잡느냐를 결정짓는 지렛대다. 안 지사와 남 지사의 주장에 동조하는 대권주자들이 꽤 있을 줄 안다. 그렇다면 정파를 초월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마땅하다. 대한민국은 이대로 주저앉느냐, 미래를 향해 나가느냐의 시대적 전환점에 서 있다. 행정수도 세종시의 완성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가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