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투게더']
▲ 하준이의 엄마 박 씨가 하준이가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인공호흡기를 고정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각종 조산합병증 겹쳐

충청투데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는 장애아동과 소년소녀가장, 조부모가정 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한 ‘러브투게더’ 캠페인을 추진한다. 두 기관은 위기의 가족을 발굴, 1년간 매주 금요일마다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 도움의 손길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속담 중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지역사회가 함께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계기를 마련코자 한다.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일찍 보고 싶었는지 쌍둥이 형제 임현준, 임하준(1) 군은 남들보다 세상에 일찍 나왔다. 임신 28주, 1.3㎏의 미숙아로 태어난 형제는 조산으로 인한 합병증을 앓고 있다.

남보다 먼저 빛을 본 대가는 가혹했다. 뇌출혈로 인한 뇌 손상, 동맥관 개존증, 백질연화증, 구루병, 기관지 호흡 증후군, 폐 절개수술, 장 절제수술까지 성인도 견디기 힘든 병이 동시다발적으로 형제에게 들이닥쳤다.

둘째인 하준이는 형보다 더 많은 시련을 견디고 있다. 하준이는 태어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뇌출혈과 함께 폐에 구멍이 생기고, 장이 배 밖으로 비칠 정도로 괴사가 진행됐다. 경련이 발생하는 상황까지 찾아와 급박하게 대학병원에 옮겨졌고, 응급조치를 받은 끝에 경련 증세를 잡아낼 수 있었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대학병원 교수가 부모에게 면담을 청했고 비보를 전해왔다. “하준이의 뇌가 없어요.” 형제의 엄마인 박모(33) 씨는 “대학병원 교수께서 하준이 뇌가 없어졌다고 말했다”며 “어이가 없어 도대체 무슨 말이냐 반문했더니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합병증과 뇌출혈이 진행돼 뇌가 다 녹아버렸다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박 씨는 모든 것이 거짓말인 줄 알았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하준이의 외할머니는 아이에게 찾아온 불행과 막대한 치료비 때문에 부부가 깨질까 두려워 포기하자고 했다.

의사는 10년 전에 하준이와 같은 케이스의 아이가 있었고, 안타깝게 살려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다른 아이보다 부모 곁으로 일찍 찾아온 하준이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한쪽 폐를 떼어내고, 꼬인 장을 배 밖으로 꺼내 풀고, 마취도 안 한 채 머리에 구멍을 뚫어 뇌 대신 가득 찬 뇌수를 빼냈다.

한 달여 기간의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생활을 끝나고 하준이는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엄마의 기도가 하준이에게 닿았는지 차오르는 뇌수 때문에 한 달에 머리가 5㎝ 이상 커지는 고통 속에서도 견디고 또 견뎌냈다. 집에서도 늘 달고 있는 산소호흡기를 떼어도 4시간 동안은 자가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하지만 뇌 수술까지 하기에는 작은 몸이 견뎌낼 지 장담할 수 없다. 박 씨는 “최근에 병원에 가서 CT촬영을 했는데 수술하면 하준이가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을 들었다”며 “머리가 어른 머리 크기만큼 자꾸 커지는데 몸은 작아 이대로 둘 수 없어 수술은 해야 하는데 자칫 식물인간이 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올까 두렵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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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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