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 충남대학교병원장
[투데이포럼]

최근에 주사가 우리사회의 큰 이슈이다. 정맥주사를 통해 사용된 주사제 이름들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또한 주사 아줌마로 호칭되는 은밀한 투약자들의 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사는 매년 1600억 회 정도 이루어지는 가장 흔한 치료행위이다. 주사의 95%는 치료목적이며, 3%는 예방접종과 수혈을 위해 이용된다. 주사는 피부를 통과해 몸 안에 약물을 넣어야 하므로 주사기는 약물용액이 들어있는 시린지와 구멍을 가진 주사바늘로 구성된다. 주사기 중에서 주사바늘은 피부를 뚫고 원하는 위치에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파트이다. 어린아이들의 병원공포 원인이자 동시에 치료행위의 상징인 주사는 바늘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됐다. 몸의 혈관 속에 약을 넣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 주사바늘은 아일랜드에서 활동한 의사인 프랜시스 린드(1801-1861) 박사가 고안했으며, 1845년 한 여성에게 주사를 시행한 기록을 볼 수 있다.

그후에 주사기는 점차 발전해 1920년대에는 인슐린 치료에 사용돼 소아당뇨병 환자를 살려내는 획기적 치료법을 가능하게 해줬다. 2차세계대전 중에는 모르핀과 페니실린 주사가 전장현장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전상자의 치료와 회복에 일등공신역할을 해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대에는 여러 사람이 동일한 주사바늘을 사용하면 교차오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됨에 따라 전쟁 중에 발생된 총상자의 치료 중에 채혈과 수혈과정에서 일회용 시린지가 개발돼 이용됐다.

주사는 보통 의료인에 의해서 시행되고 있지만 인슐린 혹은 성장호르몬과 같이 매일 주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주사 자가치료교육을 받은 환자에 의해 스스로 시행된다. 환자들이 시행하는 주사는 주로 장기적인 난치성 질환의 치료 혹은 급성 발작을 보이는 질환에서 응급상황의 해소에 이용된다. 천식환자에서 심한 발작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에피네프린 혹은 덱사메타손 주사를 꼭 챙기고 다녀야만 발작 시에 자가 주사를 함으로서 생명을 보전할 수 있게 된다.

세계적으로는 아직도 주사행위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빈도가 40%정도이며 또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주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비위생적인 주사치료 혹은 주사 자체가 갖는 위험성이 있어서 매년 130만명이 주사와 관련되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사를 통한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 또는 검증되지 않은 약제의 주입까지 고려한다면 올바르지 못한 주사요법에 의한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언론에 태반주사, 백옥주사, 마늘주사 등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사제는 이름만으로는 유효성분의 정체를 알 수 없고, 어느 대상질환에 이용되는지 모호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막연한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사용되는 주사약물에 대한 제조 및 효능근거가 불충분하고 올바른 사용법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특정인들의 사용이 기사화되고 개인적인 효능경험까지 가세하면서 이러한 주사제의 무분별한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한 사람에게 뚜렷한 효능 지표 없이 위와 같은 주사를 시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개개인들도 먼저 주사 전에 위험성과 부작용을 따지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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