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주거용 오피스텔 학생유입 저조… 학교신설 장기표류 가능성

<속보>= 천안 불당동에 추진 중인 (가칭)천안호수초등학교 설립계획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4일자 14면>

인근의 대규모 주거용 오피스텔 신축에 맞춰 설립이 추진됐지만 예상보다 학생 유입이 저조한 수준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천안호수초 설립계획이 지난달 열린 교육부의 ‘2016년 수시2차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이하 중투) 심사에서 ‘퇴짜’를 맞았다. 천안호수초는 불당동 1280번지 일원에 들어설 3466호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에 맞춰 신설계획이 짜여졌다.

교육지원청에서는 이 오피스텔에 가구당 0.15명의 학생이 유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수용계획을 세웠다. 인근 불당신도시 아파트들의 학생 유입 예상치는 가구당 0.3명이다. 비록 일반 아파트 학생 유입 예상치의 절반 수준이지만, 교육당국은 당초 계획했던 650여명의 학생(30학급)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학교 설립계획은 2015년 말부터 현재까지 교육부 중투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파트와 달리 주거용 오피스텔 입주 예정치에 대한 근거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판단을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11월까지 입주한 400여 가구의 학생이 6명에 불가했다는 것은 학교 설립의 필요성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이러자 교육당국은 기존 설립계획에 오피스텔 인근의 주상복합아파트인 ‘펜타포트’ 학생 160여명을 추가로 포함시킨 안건을 중투 심사에 올렸다. 그러나 이마저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교육당국은 학부모들이 학기 중에는 이사나 자녀를 전학시키지 않아 학생 유입이 저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부 입주예정자들의 경우, 2km가 넘는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불편에 입주를 미루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 학생이 늘지 않는다면 학교 신설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마저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처럼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지면서 학교 설립은 갈수록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학교 설립이 늦어지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통과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면서도 “신학기가 시작된 이후 입주율과 학생유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4월에 있을 정기중투에 안건을 올리는 것은 조사결과를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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