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오 청주시 서원구청장
[투데이포럼]

한 집안이 오래도록 흥하려면 곳간이 차야하고, 가족이 많아야 하고, 땅이 넓어야 한다. 자치단체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도시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건전하고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 산업을 이끌 양질의 인적자원이 풍부해야 하고, 산업용지·도로교통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어야 한다.

청주시는 재정이 건전하고 튼튼하다. 2017년 예산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예산이 2조원을 넘어선 기초자치단체는 청주시와 함께 성남·창원·수원시 등이 있다. 인구 100만 미만 지자체 중에는 청주시가 유일하다.

청주시의 재정신장은 지속적인 투자기업 유치와 시·군 통합에 따른 인구 증가효과, 지방교부세의 확대, 국비확보 호조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지방세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지방세 세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방소득세는 지난해 1148억원에서 1766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 외에도 재산세, 자동차세도 매년 3~6%의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 만큼 기초체력이 강해졌다는 얘기다.

재정규모의 성장은 물론 재정의 건전성 또한 향상되고 있다. 고이율 지방채무의 조기상환과 낮은 금리로의 차환을 통해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2014년 9.1%에서 2017년 4.3%로 대폭 낮아진다. 또한 전체예산에서 시 자체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재정자립도는 2014년 29.4%에서 2017년 33.1%로, 재정자주도는 2014년 58.9%에서 2017년 59.4%로 증가됐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는 '인구절벽' 시대를 맞고 있다. 인구절벽이란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주시 인구는 매년 소폭(8000~1만명 정도)이나마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 이유는 출생아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셋째아 이상 출산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주시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셋째아 이상 출생아 수에서 (2014~2015년) 1948명으로, 수원·창원·용인·고양시 등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를 제치고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출산율만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 2년간(2014~2016년) 수도권 인구의 순유입이 1033명이다. 다시 말해 수도권으로 전출한 사람보다 청주로 전입해 온 사람이 많다. 이전 사유를 분석해 본 결과, 직업(42%), 주택(15%)으로 나타나 질적인 면에서도 양호하다. 청주지역에 많은 대기업들이 유치되고, 산업단지가 개발되면서 수도권에서 거주하는 젊은층들이 청주시로 거주지를 옮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올해 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를 조사한 결과, 청주시가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종합 1위에 올랐다. 이번 평가에서 청주시는 시·군 통합의 효과로 생산가능인구, 교통인프라, 공유재산과 등록문화재 등 경영자원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제 아무리 뿌리 깊은 나무라도 태풍 앞에서는 무력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부터 유가 또한 오를 전망이다. 다른 국가에 비교해 우위를 보이던 반도체, 모바일, 가전제품 등 IT산업분야에서조차 중국, 인도, 등 후발국들의 추격을 당하고 있다.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향해 다 같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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