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협 ETRI 광융합부품연구그룹 선임연구원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통해 촉발된 제4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정보화 및 공장 자동화를 의미하는 기존 3차 산업 혁명의 발전을 토대로 한다. 이번 혁명은 기계가 스스로 일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생산 및 산업 구조와 시스템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인 제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은 자율주행 자동차 및 드론과 같은 무인 이동체 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2~3년간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무인 이동체의 개발 및 전망과 관련된 수많은 기사를 접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사고 또는 구글의 룬프로젝트(체공형 무인기를 통한 인터넷망 구축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관련된 소식들을 보면 진정한 무인화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향상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력들이 확보돼야 함을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게 확보돼야 할 기술이 사람의 눈과 귀, 신경계에 해당하는 3차원 영상센서와 장거리 대용량 네트워크 기술이다. 장거리에 있는 물체를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다자 간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 전송 기술이 확보돼야 무인 이동체에게 고난도의 일을 신뢰하고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기술들에 대한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라디오 주파수(Radio Frequency, RF) 신호처리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통신 방식을 고주파수 대역으로 확장하는 형태로 여러 가능성에 대한 테스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앞서 언급한 사람의 감각, 인지, 및 처리 능력을 대체 또는 능가할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거리, 정확성, 용량 등의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은 RF 신호처리 방식을 포함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솔루션 확보가 요원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저에 기반한 광학으로 기술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바로, 라이다 (Lidar)와 레이저 통신 (Laser communication) 이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이들 솔루션은 광학이 가지고 있는 거리, 대역폭, 및 정확성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무인 이동체 시스템 내 거리, 정확성, 및 용량 등의 요소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광학 기반 통신 및 영상 솔루션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본 기술에 대한 투자 및 기술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 기술에 대해 필자가 속한 ETRI를 비롯한 국가 연구기관들도 오랫동안 원천기술 및 시스템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최근 연구기관들에서는 국내·외 광학 전문 인력을 추가적으로 확보하는 추세라고 한다. 광학기반 통신 및 영상분야의 연구개발 또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처럼 광학 관련 연구가 탄력을 받는다면 대한민국의 연구·개발이 국외 연구를 더 이상 따라가는 기술이 아닌 무인 이동체 분야 세계 1등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필자는 기대한다. 자율 주행자동차를 이용해 편하게 타고 다니면서 업무를 보고 안전하게 이동하며, 체공형 무인기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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