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 충남본부 아산담당
[기자수첩]

아산시는 수년 전부터 교육경쟁력 확보를 통해 명품교육도시 건설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또 지난 2015년 1월부터는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명품교육도시나 안전도시 보다 미래의 근간인 청소년이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아산교육지원청 Wee센터는 지난 2014년부터 초1·4학년, 중1,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검사와 서면검사를 통해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를 실시해 오고 있는데 전체학생의 6%에 달하는 2329명의 학생이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1539명(전체학생의 4%)이 우선관리 대상과 자살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자살위험이 있어 전문기관과 병·의원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학생이 327명에 달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성적보다 정신건강 관리가 시급한 학생들이 매년 늘고 있지만 어른들이 성과주의와 성적지상주의에 빠져 이들의 치료를 외면하고 있다.

아산시는 수년 전부터 교육경쟁력 확보를 통해 명품교육도시 건설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올 한해 우수인재 양성을 통해 교육경쟁력을 강화한다면서 대학생 56명 등 총 606명의 학생에게 총 9억8900만원의 미래장학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학생정신건강 사업에는 단 한푼의 돈도 쓰지않았다.

더욱이 아산시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시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제안전도시 공인 사업을 추진, 내년 5월 공인신청서를 제출하고 12월에는 공인을 받는다는 목표로 다양한 안전 관련 프로그램 운영과 안전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이 안전하지 못한 도시가 과연 안전도시라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우선관리 대상과 자살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들이 제때에 적당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이들이 성인이 된 뒤에는 엄청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감당해야한다.

자살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이 관련 병·의원의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45만원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일부 가정형평이 어려운 학생들은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이들의 치료를 위한 병원비 지원이 절실하다.

또 복합적 위기학생 문제해결과 지원을 위해 지역사회 유관기관 간의 소통의 창구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함으로써 위기 학생 발견 시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한다.

지방자치가 정착돼 가면서 ‘표 있는 곳에 돈이 있다’는 말을 우스갯소리처럼 자주하곤 한다. 아마도 이는 표를 가진 이들의 집단민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치단체를 비아냥 하는 소리일게다. 하지만 표가 없다고 해서 미래의 근간인 청소년들이 병들고 있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될 일이다.

아산시는 명품교육도시 건설을 위한 우수인재 장학금보다, 안전하고 살기좋은 도시라는 국제적 인증보다 우선해 우리의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위기의 청소년을 구할 학생정신건강 지원사업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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