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호 청주시 하수정책과 하수시설팀장
[투데이포럼]

숲은 목재의 생산, 산지의 활용 등 재화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주 40시간 근무제, 주 5일 수업제, 고속철도 확충 등 시간 및 공간 이용 패턴 변화와 소득, 여가 시간의 증가로 숲 이용자가 급증하고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민의 41%가 월 1회 이상 숲을 찾고 있고(2010 한국갤럽), 선호하는 여가활동 1순위로 등산이 선정(2012 문화관광부)됐다. 또 삼림욕장 이용자 수가 3700만명(2012)인 것을 보면 숲의 이용이 산림 치유와 트레킹 등의 새로운 형태의 산림복지 수요로 대두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숲에서 등산, 캠핑, 자연휴양림 등의 여가생활이나 취미, 휴양 활동에서 수평적 숲길 걷기인 트레킹, 숲 활동을 통한 건강증진의 산림치유, 숲을 이용한 자연체험 활동을 통한 산림교육으로 숲에서의 복지 수요가 변화되고 있으며 산림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사람들은 가능한 집 주변에 도시 숲이 있기를 원했고 이에 1910년 미국의 도시계획학자인 페리에 의해 근린주구이론이 고안돼 생활권 공원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집으로부터 250m 이내에 어린이공원, 500m 이내에 근린공원을 두는 것으로 도시공원의 유형과 특성을 구분하고 있으나 이러한 규모의 근린공원에는 산림복지를 위한 교육이나 복지시설 이용 대상의 특성, 자연체험과 같은 기능을 넣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런 특색 있는 주제를 가진 공원이 필요하게 됐고 이런 도시 숲을 주제공원이라고 한다.

이렇게 중요한 도시 숲이 위기에 처하고 있다. 2020년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와 2017년 해제신청제로 도시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일몰제는 장기간 미집행된 도시계획시설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판결로 2020년이 되면 시설에서 해제돼 소유자별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도시 숲의 근간을 이루는 공원의 경우가 특히 심각하다. 공원 대부분이 도심 내 위치하고 있어 개발압력을 많이 받고 있으나 도로, 주차장 등 타 시설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려 미집행 비율이 높아 전국 모든 지자체가 현재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 중이다. 2020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은 어떻게든 도시 숲을 지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기이다. 일부 공원의 해제가 불가피하다면 꼭 지켜야 할 공원을 선별해 지자체 예산을 집중 투자하든 관련법에서 허용하는 민간개발을 추진하든 최적의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개발위주의 정책으로 도시 숲은 관심밖에 있었지만 이제는 도시 숲을 지키는 정책을 펼쳐야 할 시기이다. 도시 숲은 단순히 쉼터가 아닌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복지인 것이다. 미래에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 지금이 도시 숲을 지키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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