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청주시 청원구 세무과 도세팀장
[투데이포럼]

청주시에서도 업무지원 통합포털시스템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하면 알림창으로 전 직원이 학습하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이 바로 '청렴'이라는 단어다. 정부에서도 공직사회의 기강 확립을 위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제정해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입법 발의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이 법을 '더치페이법'이라고 했으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각자 내기'는 스웨덴, 덴마크,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지불방식으로, 우리나라의 젊은 층에서도 더치페이 문화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이 법 시행으로 청렴문화와 청렴공직사회가 자리 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조선 영조 때 호조의 서리인 청백리 김수팽은 청렴은 기본이고 강직하기까지 해 우리 역사 속에 숱한 일화를 남겼다. 그의 청렴 일화 중 한 가지를 소개하면, 김수팽의 동생인 김석팽도 서리였다. 어느 날 아우의 집에 갔다가 집안 곳곳에 염료 항아리가 놓여 있고 빨래 줄엔 염색한 천들이 바람 따라 흐느적거리고 있는 걸 보고 "이게 뭐냐"고 물었다. 아우가 무심코 "내자가 부업으로 염색 일을 하고 있다"고 답하자 김수팽은 "나라의 녹을 받고 있는 우리가 이런 부업까지 하면 가난한 백성들은 뭘 해서 먹고 살라는 말이냐"고 호통을 치며 염료 항아리를 모두 엎어 버렸다. 동생도 형의 말을 듣고는 크게 뉘우쳤다고 한다.

조선시대 공직자에게 '사불삼거(四不三拒)'라는 청렴 실천 행동수칙이 있었는데 공직자로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네 가지(四不)로 '부업을 하지 않을 것, 땅을 사지 않을 것, 집을 늘리지 않을 것, 재임지의 명산물을 먹지 않을 것'이다. 공직자로서 꼭 거절해야 할 세 가지로는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 거절, 청을 들어준 것에 대한 답례 거절, 경조사의 부조 거절'이 있다. 또한 다산 정약용은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 임무요, 모든 선의 원천이며, 모든 덕의 기본"이라고 했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의 청렴도는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로, 선진국이지만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56점(싱가포르 85점, 일본·홍콩 75점)이다. 부패인식지수(CPI)순위에서 OECD 34개 회원국 중 27위로 하위권이다.

청렴은 시대적 의무이며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책임이고 국가경쟁력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지수는 10점 만점에 5.6점으로 우리 사회의 부패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발목을 잡고 국가경쟁력 향상의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청렴도 1점이 상승하면 1인당 GNP는 25%, 외국인 투자관심도는 26%, 1인당 교역은 31%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발표가 있다. 청렴도가 상승하면 국가신인도가 개선돼 투자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청렴도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청렴문화의 확산은 나부터 시작해서 우리 모두의 노력과 실천을 통해 청렴의식이 사회전반으로 자리 잡을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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